영어로 하는 프레젠테이션이 어렵다고 느끼는 이유는 무엇인가? 무엇 때문에 두렵게 느껴지는가? 영어로 원고를 써야 하니까 번거로워서? 발음이 안 좋아서? 혹은 듣는 사람이 잘 못 알아들을까 봐? 글쎄, 영어로 발표를 하면 듣는 사람이 잘 못 알아서 들어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발표는 프리젠터의 설명 이외에도 슬라이드를 보게 된다. 거기에는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있어서 발표 내용을 잘 못 알아듣더라도 대충의 내용은 알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잘 못 알아듣는다고 해서 보통 시비를 걸지를 않는다. 그럼 정말로 두려운 경우는 무엇일까? 내 경험에 의하면 발표는 듣는 사람들이 시비 (?)를 걸어올 때가 가장 두려웠다. 발표에 있어서 시비를 걸어온다는 것이 뭘까? 바로 질문을 하는 것이다. 그것도 한국식으로 좀 점잖게 질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가 안 되면 될 때까지 물고 늘어지는 경우가 많다. 인신적인 공격을 하는 게 아니라 잘 이해가 안 되니까 질문을 하는 것이다. 영어로 하는 질문들을 제대로 못 알아들을까 봐, 그래서 분위기가 어색해지고 망신을 당할까 봐 제일 걱정을 했던 것이다.
몇 년 전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다. 그리고 한국에 대한 칭찬을 계속 했다. 그리고 그 발표 자리에는 한국의 유명 언론사의 기자들이 모두 모여있었다. 모르기는 해도, 아마 각 대표 언론사에서도 나름 위치가 있는 엘리트 기자들만 뽑아서 보냈을 것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발표가 끝나고 혹시 질문이 있으면 하라고 청중에게 물었다. 그런데, 웬 중국 기자가 자꾸 민감한 질문을 하는 것이 아닌가?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한국 기자들에게도 기회를 주자고 그 중국 기자를 제지하고 질문을 기다렸다. 침묵. 그리고 또 침묵. 오바마 전 대통령은 공식적 혹은 비공식적으로 한국의 교육 방식과 시스템을 많이 칭찬했다. 그런 시스템에서 교육받은 엘리트들이 모여 있다는 언론사 기자들이 단 한 명도 질문을 안 했다. 나는 미국에서 그 장면을 유튜브로 봤는데, 정말로 내 얼굴이 다 화끈거렸다. 어떻게 족히 100명은 모인 것 같은 한국의 엘리트 집단에서 단 한 명도 질문을 하지 않았던 것인가? 오바마 전 대통령도 많이 당황했을 것이다. 한 번도 그런 일을 겪어보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 물어보자. 왜 전부 약속이나 한 듯이 입을 다물고 있었을까? 아마도 망신 당하기 싫어서 일 것이다. 괜히 앞에 나섰다가 영어를 잘 못하는 것을 들키거나 괜히 엉뚱한 얘기를 했다가 망신을 당하기 싫었던 것이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나 간다는 한국의 격언을 정확하게 지킨 것이다. 이런 식이면 앞으로 국제 무대에서 한국 사람들은 아무런 영향도 발휘할 수 없다. 해 보기도 전에 괜히 쫄 필요 없다. 나중에 이불 킥을 하더라도 시도를 해 봐야 한다. 그래야 점점 익숙해지고 실력도 발전하게 된다. 미리 걱정하고 쫄면 아무것도 못하게 되고, 아무것도 못하면 점점 소외되고 뒤로 물러서는 본인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발표할 때는 내가 발표하는 내용은 전 세계에서 내가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하고 발표를 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되어야 한다. 사실 그렇지 않은가? 내가 준비한 프레젠테이션은 남이 억지로 시키거나 남이 만들어준 자료를 낭독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내가 원하는 내용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만든 것이다. 내가 잘 모르는 것은 애초부터 발표 슬라이드에 넣을 이유도 없고 넣어서도 안된다. 어찌어찌해서 잘 모르는 내용도 발표에 포함을 시켰다면, 그리고 꼭 발표를 해야 한다면, 그 내용에 대해서는 열심히 조사하고 공부해서 그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한다. 내가 만든 자료를 가지고 내가 발표를 한다면 전 세계 그 누구도 나보다 그 내용을 잘 알 수는 없다. 그러니 쫄 이유도 없고, 쫄아서도 안된다. 부러우면 진다 그랬는가? 발표에서는 쫄면 지는 거다.
여러분이 어떤 프로젝트를 맡아서 그 내용을 가지고 발표를 한다고 하자. 발표 장소에서 당신보다 경험도 많고 직급도 높은, 혹은 해외 유수 회사 출신의 쟁쟁한 사람들이 당신의 발표를 들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당신이 지금 발표하는 내용은 정상적이라면 지난 몇 주 혹은 몇 달에 걸쳐서 공부하고, 연구 정리한 것이다. 즉 당신이 어느 누구보다도 제일 잘 알고 있는 내용일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준비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럴 때는 이렇게 생각하라. 여러분의 발표를 듣는 회사 상사가 여러분이 발표하는 프로젝트의 운명을 결정할 수는 있다. 즉 프로젝트를 채택할지 말지는 여러분의 선택사항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조사한 내용에 대해서 객관적인 전문가는 바로 나인 것이다. 그것은 잊으면 안 된다. 직장 상사가 이 프로젝트가 마음에 안 들어서, 우리는 이런 위험한 프로젝트를 안 할 거야라고 무안을 줄 수는 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세부 내용이 어떻고,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얼마의 예산이 드는지, 경쟁 회사는 어떤 상황인지에 대한 팩트 (Fact)는 여러분이 그 회사에서 최고의 전문가이다. 이 점을 잊어서는 안되고, 항상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내가 거래처에 제안한 내용을 상대방이 채택 안 할 수는 있지만, 그 내용이 맞다 틀리다는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즉, 나만이 그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발표 준비를 하면 된다. 그리고 그렇게 되어야 한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하나하나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다 보면 어떤 사람들 앞에서도 쫄리게 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영어로 하는 발표도 마찬가지이다. 한국 사람이 영어로 발표할 때 그 두려움 때문에 시작부터 주눅 들어 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리고 누군가 질문을 하면, 두려움에 가득한 눈으로 자기 팀의 상사나 영어를 잘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애타게 쳐다보는 경우도 종종 본다. 이래가지고서는 제대로 된 발표를 할 수 없다. 일단, 자신감을 갖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먼저 기억을 하자. 그리고 그 자신감은 철저한 준비와 자기 실력에 바탕을 한다. 내가 정말로 최선을 다했고, 발표하는 내용에 확신을 가지고 있으면 그 누구와 붙어도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게 된다. 이게 발표의 첫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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