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족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혹시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설명을 드리면 파이어족은 미국에서 시작된 FIRE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운동을 지지하는 사람들이다. 즉, 젊었을 때 극도의 절약을 하고 (극도의 절약이 기본이다!!) 은퇴 자금을 마련한 뒤에 30대 혹은 40대의 나이에 은퇴를 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개인적으로는 파이어 운동에 관심이 많다. 그렇다고 극도로 절약을 하거나 40대에 이른 은퇴를 꿈꾸지는 않는다. 일종의 절충형 파이어 운동 지지자라고나 할까? 극도의 절약과 이른 은퇴에는 관심이 크게 없지만 파이어 운동의 핵심에는 절대적으로 지지한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남에게 보이는 것이 집착하지 않고 나만의 행복에 최대 관심을 가지고 나와 내 가족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에 집중하는 것.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파이어 운동의 핵심이다.
파이어 운동을 자세히 살펴보면 최근 몇 년전에 많이 유행했던 미니멀리즘과도 연관이 되어 있다. 극도로 절약을 해야 하니까 당연히 최소한의 물건만을 지녀야 하는 미니멀리즘과 연결이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또 몇 년 전에 유행했던 욜로 (YOLO) 운동과는 대척점에 있다. 지금 나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것에 집중하는 욜로와 극도로 절약을 해서 이른 은퇴를 해야 하는 파이어는 어떻게 보면 정 반대에 있는 것이다. 일종의 욜로의 반발심으로 생겨난 것이 파이어가 아닐까 하고 개인적으로 생각을 해 본다.
그럼 파이어 운동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어떤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될까? 한국에도 이미 여러 권의 책들이 나와있고, 파이어 운동이 시작된 미국에서도 수 많은 책들이 나와있다. 나는 여러 권의 파이어 관련 책 중에 아래의 책이 입문서로는 최고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스콧 리킨스가 쓴 '파이어족이 온다'이다. 미국에서 쓰여진 책이기 때문에 한국의 실정과는 다른 점도 있지만, 실제로 파이어 운동의 뿌리와 실제로 어떻게 적용을 했는지 생생하게 알 수 있다. 그리고 현재 파이어 관련해서 가장 핫한 블로그, 관련 책들, 여러 웹사이트 툴 (Tool) 등도 소개를 하고 있다. 일부 한국의 '나는 이렇게 이렇게 해서 파이어족이 되었고 이른 은퇴를 했다'와는 차원이 다르게 구체적이고 원론적인 부분도 얘기하고 있다. 특히 관심이 많은 분들은 계속 소개되고 있는 여러 영어 블로그와 영어 원서도 읽어보시기를 추천하다.
책의 내용을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이렇게. 스콧은 캘리포니아 샌디에고 근처의 아름다운 지역에서 부인과 어린 딸과 살고 있었다. 그러다가 파이어 운동에 대한 팟캐스트를 우연히 듣게 되고 충격을 받는다. 부인에게 이런 파이어 운동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 어렵게 허락을 구한다. 부인도 세일즈 직업을 해서 꽤 많은 돈을 벌고 있었지만, 어린 딸과 같이 보내는 시간이 적어서 늘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즉, 극도록 절약을 하면 힘은 들겠지만 젊은 나이에 은퇴를 할 수 있기에 딸과 같이 보낼 시간이 많다고 설득을 한다... 그러면서 부부가 하나하나 절약을 하는 과정이 나온다. 그 얘기를 들으면서 공감을 많이 했다.
부인이 아끼던 중고 BMW를 리스 양도로 떠나보내던 일화. 친구와 부부 동반 식사에서 술 한잔 제대로 시킬 수 없었던 비참함. 부모 집에 얹혀 살아야 했던 답답함 (미국에서는 애 까지 있는 가족이 부모의 집에 몇 달간 같이 지내는 일은 흔하지 않다. 한국도 요즘에는 점점 더 그렇게 되어 가고 있지만....). 그러다가 [미스터 머니 머스태시] 블로그를 운영하는 유명 파이어족 블로거인 아데니라는 사람을 만나게 되고, 공식적인 파이어 운동에 관심을 보이며 파이어 캠프도 참여를 하고 실제 파이어 다큐를 찍게 된다.
실제 이 책을 보면 파이어 관련해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정말로 많은데, 위에서 말한 [미스터 머니 머스태시] 블로그가 대표적이다. 미국 파이어족의 교과서 같은 블로그라고 생각하시면 된다. 나 역시도 시간이 날때 마다 종종 가서 보고 공부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물론 아직 실행을 잘 못하고 있다).
파이어족이 되려는 분들이나, 파이어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분들은 꼭 읽어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끝으로 이 책에서 소개한 파이어족이 되는 방법의 간략한 소개로 이 블로그를 마무리하려고 한다.
1. 집, 차, 식비의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인다. 수입의 70% 이상을 저축할 수 있으면 은퇴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필요하면 거주 지역을 옮겨서 거주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을 추천하다. 재택근무가 점점 보편화되면서 월급은 그대로 받고 물가가 아주 싼 지역에 거주하면 가능한 일이다.
2. 그렇게 소비를 줄인 다음에 1년 생활비를 계산하다. 예를 들어 극도로 절약을 해서 1년에 2천만원을 쓴다고 해보자.
3. 1년 생활비의 25년치를 어떻게든 저축한다. 2천만 원 X25년 = 5억. 5억을 어떻게든 만든다.
4. 5억을 연 5% 이상의 수익이 나는 ETF등에 투자를 한다. 이 책을 보면 VTI 등 몇 개의 ETF 가 나오기도 한다. VOO, VTI, QQQ등의 유명 ETF는 지난 10-20년의 연평균 수익률이 8%이상이다. 따라서 연 5%의 수익이 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5. 5%의 연 이익중에 4%만을 생활비로 쓴다. 즉 5억의 4%는 연 2천만이 된다. 이것이 바로 여러분이 필요했던 연 생활비이다. 나머지 1%는 세금이나 기타 비상금 등으로 남겨둔다.
6. 이렇게 생활을 하면 이론적으로는 평생 더이상 일을 하지 않고 은퇴 생활을 즐길 수 있다. 남는 시간은 본인이 사랑하는 일 (돈을 벌기 위한 일이 아니라)을 하면서 인생을 보내면 된다.
자, 어떠신가? 동의하시는가? 개인적으로는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아이디어에는 찬성을 한다. 쓸데없는 소비를 줄이고, 돈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 일을 한다는 취지는 정말로 공감을 한다. 여러분도 꼭 한번 이 책을 읽어보시고 이 책에 나와 있는 수많은 팁을 활용해 보시라고 얘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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