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소소한 일상/일상의 소소한 일들

영화: 더 투모로우 워 (The Tomorrow War) 리뷰

Happy Guy in SV 2021. 7. 26. 16:01

지난주에 더 투모로우 워 (The Tomorrow War)를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서 봤다. 요즘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집에서 혼자 지내고 있는데, 덕분에 시간이 많이 생겼다. 혼자라서 좀 쓸쓸하기는 하지만 말 그대로 혼자라서 특별히 할 일이 많지 않았기에 평일이지만 느긋하게 저녁 먹고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서 영화 더 투모로우 워 (The Tomorrow War)를 봤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바로 가기).

혹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잘 모르시거나 한 달 무료 사용 방법에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의 예전 블로그글을 참고하시면 될 것이다. 

https://storyinsv.tistory.com/221?category=1195616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Prime Video) 한 달 무료 사용 쉽게 정리!

이번 블로그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Prime Video)에 대한 소개이다. 최근에 넷플릭스에서 아이디를 여러 사람이 공유하는 것을 막았다고 한다. 그래서 여러 사람들이 반발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storyinsv.tistory.com

 

다시, 영화 얘기로 돌아와보자. 아무래도 감상평이니까 스포가 되지 않는 선에서 대략의 줄거리는 얘기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우리가 잘 아는 크리스 프랫이 주인공인데, 이라크 특수부대 출신이지만 지금은 평범한 가정의 가장이며 고등학교 생물 선생님이다. 아내와 딸과 함께 평범한 생활을 하던 중에 미래에서 사람들이 시간 여행을 와서 도움을 청한다. 30년 후의 지구가 외계인들에게 공격을 받고 있는데 가망이 없다는 것이다. 유일한 희망은 현재 (2021)의 사람들을 미래로 보내서 계속 싸우게 하는 것이다. 우리가 예상할 수 있듯이 크리스 프랫은 미래로 가서 본인의 경험을 충분히 살려서 여러가지 활약을 하고.... 우리가 기대하는 해피엔딩을 맞게 된다. 물론 그 사이에는 여러 가지 영화적 트릭과 반전이 있어서 영화를 흥미롭게 한다.

 

영화의 줄거리는 대략 위와 같고, 크리스 프랫 특유의 유머스럽고 넉살 좋은 모습을 볼 수 있고 나름 멋진 액션도 포함되어 있다. 꽤 괜찮은 영화였고, 집에서 편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었기에 더 좋았다. 이 영화를 보면서 몇 가지 생각을 하게 되는데, 영화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마음에 좀 걸렸던 몇 가지를 얘기하고자 한다.

 

1. 홈 파티 장면

사실, 영화의 큰 줄거리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장면인데 나에게는 좀 여운이 남는다. 실제로 크리스 프랫이 음료수를 들고 집으로 들어오면서 영화가 시작이 된다. 집에서는 친구들과 이웃들이 이미 잔뜩와서 파티를 즐기고 있다. 미국의 각 지역마다 사람마다 홈 파티의 모습은 다르지만 실제로 미국에서 하는 홈 파티의 모습과 비슷하다. 그런데, 이런 홈 파티를 한 지가 벌써 1년 반이나 지났다. 지금은 당연히 이런 모습으로 사람들과 같이 모이지 못한다. 집에서는 더더욱 못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갑자기 예전에 사람들과 어울렸던 모습들이 생각이 나면서 좀 짠해졌다. 지금의 우리는 비롯 외계인이 쳐들어오지는 않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사람이 사람을 꺼리게 되고 사람들이 가까이 오는 것을 두려워하는 시절이 되었다. 언제나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까?

 

2. 시간 여행

이 영화의 기본 바탕은 외계인의 침략과 시간 여행이다. 시간 여행, 혹은 타임 머신은 여러 영화나 소설의 테마가 되었다. 우연히 얼마 전에 (몇 달 전에) 다시 본 '시월애' (이정재, 전지현 주연)라는 영화 역시 (약 20년 전의 영화인데, 아직도 나쁘지 않았다- 안 보신 분들에게는 강추한다!) 시간 여행을 주제로 얘기가 진행이 된다. 더 투모로우 워 (The Tomorrow War) 역시 주인공이 미래로 시간 여행을 가고 다시 현재로 돌아오는데...여러가지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영화는 영화로 보면 될 것 같기는 한데, 나는 이과생이라서 그런지.... 여러 가지 걸리는 게 많다. 예를 들면 미래로 간 주인공에게 30 년 후의 다 커버린 딸이 23-25여 년 전의 주인공이 했던 행동을 얘기해준다 (현재 보다 약 5-7년 후의 미래). 그러면 주인공이 현재로 돌아와서 행동을 변화시킬 수도 있을 것이 아닌가? 그러면 미래는 또 바뀌어질 것이고.....

혹시 나비 효과라고 들어봤는지? 얘기치 못한 작은 행동들이 점차 파급 효과를 내어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다른 커다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7년 뒤에 교통사고로 죽어야 될 사람이 시간 여행을 해서 그 교통사고를 피하게 되었다고 하자. 그런데 이 사람이 추가로 인생을 살면서 하는 행동들이 미래에는 큰 변화를 일으켜서 전혀 다른 상황을 만들 수도 있는 거 아니겠는가 (이 사람이 더 살아서 지도자가 되고 다른 나라와 전쟁이라도 일으키게 되면?- 너무 망상적이라는 것은 안다. 예를 들면 그렇다는 거다). 그리고 이렇게 미래와 과거를 왔다 갔다 할 수 있으면, 이러한 작은 나비효과들이 계속 생기게 되어서 미래가 계속 바뀌는 혼선이 일어날 것 같다. 뭐, 영화 줄거리 하고는 전혀 상관없지만 이런 시간 여행을 주제로 한 영화들을 보면 나는 개인적으로 그러한 생각이 자꾸 드는 걸 어쩔 수가 없다. 

혹시 이런 생각 안해 봤는지 (나는 많이 해봤다)? 내가 시간 여행을 가서 예를 들면 IMF 직전 시절의 나를 만나서 얘기를 해주는 것이다. 앞으로 부동산은 어떻게 되고, 주식은 어떤 종목이 어떻게 되고..... 그 당시에 판교는 허허벌판이었지만 15-20년 뒤에는 엄청나게 바뀔 거라는 둥.... 그러면 그 시절의 나는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했을 것 같다. 그 당시에 엄청 전공 공부를 열심히 했고 공부를 하다가 지금의 와이프를 만났고 결혼을 해서 아이들을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하지만, 미래에서 온 내가 이런저런 얘기를 해준다면... 어쩌면 다른 것보다 빨리 돈을 벌어서 미래의 내가 말해준 부동산이나 주식을 사기 위해서 젊은 시절을 바쳤을 거 같다. 그리고 나머지 가족 (부모님이나 동생)에게도 이 사실을 알려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했을 것 같다. 즉, 나의 미래도, 가족의 미래도 지금과는 완전히 달라졌을 것 같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건 별로 내가 원하는 게 아닌 것 같다. 완벽하지는 않아도 지금의 우리 가족과 내 모습이 좋다. 판교에 땅을 사기 위해서 삼성전자 주식을 미리 더 많이 사기 위해서 젊은 시절을 몽땅 바치는 건... 그렇게 재미있어 보이지 않는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물론 실제로 일어나지도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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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미래의 재앙

이 영화를 보면 (약간 스포일 수도 있지만) 환경 문제를 생각하게 된다. 외계인이 처 들어오는데 갑자기 왠 환경 문제?라고 얘기하실 수 있지만 영화를 끝까지 보시면 갑자기 왜 환경 문제 얘기를 하는지 알게 된다 (더 이상은 영화를 재미있게 보시는 분들을 위해서 얘기하지 않겠다). 아무래도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세상을 살고 있다 보니까 환경이나 미래에 다가올 커다란 문제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이 영화를 보면서 실제로 나중에 20-30년 뒤에는 이런 문제가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 19만 하더라도... 개인적으로는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이라기보다는 인간이 (누구인지는 모르더라도) 만들어낸 재앙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다 보면 이런 글이 나온다. 

'세상에는 지진이나, 태풍 등의 자연 재해 만으로도 인간들은 너무 고생을 많이 하는데 왜 굳이 전쟁이라는 걸 일으켜서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지 이해할 수 없다'

대충 이런 식의 내용이다. 개인적으로 너무 공감한다. 코로나19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목적으로 그 바이러스가 만들어졌는지, 어떻게 유출되었는지 모르지만 사람에 의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재앙이라면 너무나도 한심하다. 환경 문제를 걱정하는 것도... 지금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수 만 년 전의 바이러스 혹은 세균들이 빙하가 녹으면서 전 세계에 퍼진다면, 지난 수 만 년간 전혀 접해보지 못한 외부 바이러스나 세균에 인간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수 있을 것이다. 갑자기 이 세상을 지배하던 공룡들이 일 순간 사라진 것도 그냥 여러 가지 설만 있는 게 아닌가? 외부의 바이러스나 균이 공룡을 모두 없애고, 지구에 마침 빙하기가 와서 모든 게 꽁꽁 얼어붙은 거라면? 그리고 환경 문제로 그 바이러스가 다시 이 지구 상에 나오게 된다면?.... 이미 코로나19 사태를 겪고 있어서 그런지 전혀 허황되게 들리지 않는다. 아마도 3년전에 코로나바이러스 관련된 지금의 상황을 영화로 봤다면 그냥 웃어 넘겼을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가족들 없이 혼자서만 지내게 된 묘한 기분으로 보게 된 영화 The Tomorrow War 의 감상평이었다. 그냥 일반적인 오락 영화이고 블록버스터 급의 좋은 영화였다. 특별히 고민을 하거나 어려운 내용은 전혀 아니다. 그냥 대중적인 액션 영화일 뿐이다. 하지만 요즘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영화 자체보다는 영화와 관련된 여러 상황을 생각하게 된 것 같다. 아마 이 영화를 보신 다른 분들은 전혀 다른 느낌을 가지실 수 있을 것이다. 혹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회원이지만 꼭 한번 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 즐길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 보기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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