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소소한 일상/일상의 소소한 일들

올해도 새들이 우리 집에서 새끼를 낳았어요!

Happy Guy in SV 2021. 5. 14. 03:25

작년에 처음으로 새들 (Finch)이 집 앞 대문에서 둥지를 만들고 새끼를 낳았다. 처음 보는 광경이어서 너무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처음이었기에 매일매일 들여다보면서 너무 신기해했다. 더 군다가 그때는 막 자택 격리 (Shelter in Place)가 진행되던 때라서 거의 집 밖에 나가지 않을 때였다. 모든 게 너무 낯설고 두려웠다. 집 밖으로 나가면 정말로 큰일 나는 줄 알고 어른들도, 아이들도 모두 집에서 일하거나 수업을 들었다. 

 

그럴 때 찾아온 새로운 손님들이 어찌나 신기하고 놀랍던지. 한 2-3주 정도의 시간이 걸린 것 같은데 (둥지를 만들고 새끼들이 날아갈 때까지) 참 길게만 느껴졌다. 그때 장면을 녹화해서 짧은 블로그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다가 한동안 잊고 지냈다. 

 

그러고 나서 거의 1년이 다 지났고, 백신도 맞았고 (아이들은 이번 주에 맞기 시작한다) 이제 예전의 일상으로 (혹은 그 비슷하게)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그 새들이 다시 찾아온 것이다. 

실제로는 작년의 그 커플인지 혹은 그 커플이 낳은 새끼들이 찾아온 건지는 확실하지 않다. 내 느낌으로는 우리 집 주위가 작은 숲으로 둘러 쌓여 있는데 그때 낳은 새끼들이 이 주위에서 생활하는 듯한 느낌이다. 뭐 워낙 Finch새들이 많고 어떤 새가 어떤 새인지 알 길은 없지만....늘 주위에서 맴도는 느낌을 가지고 있다. 아마도 작년의 그 커플 새가 다시 찾아온게 아닐까 싶다. 

2021년 다시 찾아온 Finch커플이 네 마리 새끼를 낳았어요!

 

올해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이다 보니까, 신기한 느낌이 덜했다. 그러다보니 자주 들여다보지 못했고, 그러다 보니 이제 벌써 새끼들이 너무 많이 커서 일주일 정도 있으면 날아갈 것 같다. 그러면 또 작년처럼 새들이 만들어놓은 둥지와, 엄청난 배설물들 (새끼들이 커갈수록 배설물의 양은 눈으로 보기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즉 새똥들을 온 가족이 나가서 치워야 할 것이다. 그래도 1-2 시간 정도 고생하면 되니까 그냥 이 정도는 참기로 했다.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는 일에 1-2시간 정도의 수고쯤이야...

 

작년과 마찬가지로 엄마와 아빠 새는 끊임없이 먹이를 찾아서 나르고 있다. 새끼들이 점점 커지는 속도가 눈에도 보일 정도이니... 얼마나 많은 먹이를 필요로 하겠는가? 더군다나 네 마리 인 것 같은데 (작년에도 네 마리였다), 서로 먹이를 달라고 아우성이니..... 부모로서 사는 것은 사람이나 새들이나 비슷한 것 같다. 

내년에도 올까? 글쎄... 2년 연속 온 것으로 봐서는 내년에도 올 것 같은데.... 내년에도 온다면 그때도 녹화해서 블로그에 올릴 것이다. 다들 어디서든지 잘 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