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소소한 일상/일상의 소소한 일들

코로나 화이자 (Pfizer) 백신 1, 2차 맞은 후기

Happy Guy in SV 2021. 5. 14.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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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정도에 미국에서 계속 사람들에게 백신을 주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하지만 나이와 직업 Priority에 따라서 주기 때문에 우리 순서가 오려면 한참 있어야 했다. 

그러다가 4월 중순이 넘어가면서 이제는 50세 이하의 일반 국민들도 백신을 맞을 수 있다는 소식이 들려와서 계속 뉴스에 관심을 가지다가 드디어 뉴스에서 50세 이하의 일반 사람들에게도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는 뉴스를 접했다!

그리고는 백신을 준다는 Walgreens, Rite Aid, CVS등을 총검색을 해서 백신 접종의 예약을 잡으려고 노력을 했다. 하지만 모두 예약 불가. 일부러 그렇게 예약을 못하게 잡아 놓은 건지... 아니면 발 빠른 사람들이 잽싸게 먼저 예약을 잡은 건지 알 수는 없었지만, 어느 한 곳도 백신 접종 예약이 안됐다. 그렇게 2-3일 정도를 시간 날 때마다 웹사이트를 보면서 예약을 잡으려고 했는데, 안되었다. 그러던 4월 중순쯤 토요일 오전에 아무 생각 없이 Walgreens를 통해 예약 상황을 보니 갑자기 예약이 일주일 뒤부터는 뻥 뚫려 있는 게 아닌가? 그래서 바로 다음 주에 와이프와 나, 둘 다 예약을 잡았다. 그리고 늦게 일어난 와이프에게 의기양양하게 "내가 백신 접종 예약을 잡았지!"하고 으스댔다. 

그렇게 평온한 토요일을 보내고, 일요일 오전을 보내고 있는데...갑자기 와이프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와이프 친구는 병원 간호사이다. 자기네 병원에 no show가 많아서, 지금 백신 접종이 남아도는데 백신은 남아돌면 버려야 하기 때문에 지금 바로 오면 백신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어차피 4일 뒤 목요일에 백신을 맞기로 예약을 했는데, 굳이 다른 스케쥴도 있는데 급하게 40분이나 운전을 해서 다른 병원까지 가서 백신을 맞을 필요가 있을까? 하고 잠시 고민을 했다. 그러고는 바로 "가자!"라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 1년 동안 하도 코로나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받았고, 백신을 빨리 맞기 위해서 계속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비록 4일을 앞당기는 거지만 한시라도 빨리 맞고 싶었다. 그리고 생각해줘서 굳이 전화까지 해준 와이프 친구분의 호의를 생각해서라도 다른 스케줄이 있어도 좀 서둘러서 가서 백신을 맞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병원을 찾아가보니...간호사 분들이 무척 지쳐 보였다. 거의 일주일에 6일 이상을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간단한 신원 확인과 서류 작업을 하고 화이자 1차 백신을 접종을 했다. 그리고 따로 마련된 대기실에서 15분 정도 기다려야 했다. 아무래도 코로나 백신이 부작용도 있고, 일반 Flu 백신과 다르기 때문에 혹시라도 생길 부작용이 있는지 살펴보고 보내기 위해서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백신을 맞고 (대부분은 일반 독감 백신이다), 크게 이상하다고 느낀 적이 없었기 때문에 별 일 없을 거라고 생각을 했다. 그렇게 15분이 지나고 예상대로 별 느낌이 없었다. 

그렇게 병원을 나와서 차가 주차되어 있는 곳 까지 가는데.... 심하지는 않지만... 다리 끝쪽이 약간 시큰거린다는 느낌이 있었다. 뭐 크게 불편하지는 않으니까 그냥 그러려니 하고 운전을 해서 집까지 무사히 왔다. 그게 일요일 오후 2-3시 사이였다. 그 뒤에 예정된 스케줄을 소화하고 별 일없이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웬걸... 주사를 맞은 왼팔이 심하게 욱신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잘 때 바로 자다가 한쪽으로 둘아 누워서 자기도 하는데, 주사를 맞은 왼쪽으로는 돌아 눕지도 못했다. 와이프도 같은 증상이었다. 그리고 제대로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 새벽에 깬 뒤로 잠이 잘 오지 않아서 밤에 자다 깨다를 반복했던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니까 정신이 멍했다. 아침 루틴으로 커피와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타이레놀을 먹었다. 일단 굉장히 피곤하다는 느낌이었다. 잠을 잘 못자서 피곤한 건지.. 아니면 백신 때문에 피곤하다고 느끼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Too tired & low energy의 느낌이 강했다. 그리고 다음 날 오후에는 감기 몸살 같은 증상이 왔다. 아주 심한 정도는 아니었고, 일반적으로 감기에 걸렸을 때의 느낌과 비슷해서 타이레놀을 먹고 휴식을 취했다. 

그 다음 날 역시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증세는 비슷했다. 심하지는 않았지만 감기 몸살 증세와 비슷한 느낌. 이런 증상은 처음 1-2일이 제일 심했고, 3-4일 정도는 굉장히 힘이 없고 축 처지는 느낌이었다. 사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별 느낌이 없었다는 사람들도 있었고, 평소에 독감 주사를 맞고 거의 증상을 느끼지 못했던 터라 코로나 백신을 맞고도 별 증상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예상은 완전히 틀렸다. 와이프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략 비슷한 증상을 얘기했다. 둘 다 백신을 맞은 다음 날부터 3-4일간은 축 쳐져서 지냈던 것 같다. 

그 뒤에는 회복되어서 평소와는 다름이 없었다. 그리고 지난 주 일요일에 드디어 화이자 백신 2차를 맞았다. 1차를 맞고 한 이틀 고생을 했기에 사실 잔뜩 긴장을 했다. 주위에서 2차는 1차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우리 부부는 사실 1차를 맞을 때도 그렇게 간단하게 지나가지는 않았다. 주위에 아는 동생이 있는데, 아직 젊은 친구인데도 거의 이틀을 2차 백신을 맞고 고생을 했다는 것이다. 또 내 다른 친구도 2차를 맞고는 거의 이틀 동안 침대에서 보냈다는 얘기를 해줬다. 

 

뭐 할 수 없지..그래도 맞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접종을 받았다. 1차와 과정은 거의 똑같았다. 안내를 맡은 간호사 분이 2차가 맞냐고 확인을 했다. 그리고는 바로 Congratulations! 축하를 해줬다... 맞다. 충분히 축하를 받을 일이다. 백신을 맞는다고 100% 코로나 예방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확실히 안심은 된다. 지난 1년을 조마조마하면 살았으니까... 백신을 맞았다는 것은 축하를 받아도 될 일이라고 생각했다. 2차 백신을 맞고 또 15분을 대기실에서 기다린 뒤에 집으로 왔다. 그리고 아플 준비 (?)를 단단히 하고 있었다. 

 

1차를 맞았을 때는....맞은 날 밤부터 증상이 시작되었다. 2차를 맞고서는 몇 시간이 지나자 바로 오한이 일기 시작했다. 심한 감기 몸살이 시작되는 느낌. 몸이 으슬으슬 떨리고 오한이 시작되는 느낌이랑 똑같았다. 드디어 시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타이레놀을 먹고 낮잠을 자려고 누웠다. 하지만... 일요일 점심시간의 집에서는 조용히 낮잠을 자기는 쉽지 않았다.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가 너무 컸나 보다. 암튼 조금 누워있다가 일어나서 원래 해야 하는 일요일 스케줄을 모두 했다. 그리고 저녁에 역시 잠자리에 들었다. 과연 얼마나 아플까 생각하면서....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오히려 1차 때 보다 증상이 약했던 것 같다. 그날 밤에 자면서 주사 맞은 팔의 통증이 있었으나 1차 때보다는 약했고, 감기 몸살의 증상은 있었으나 1차 때보다 약했던 것 같다. 2차 접종을 하고는 사실상 다음날도 거의 정상적으로 생활을 했다. 타이레놀만 한번 먹었던 것만 빼고는....

그런데 와이프는 정말로 심했다. 1차때는 나와 비슷한 증상을 보였는데, 2차 때는.... 거의 뜬눈으로 밤을 새웠단다. 최근 몇 년 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고통이었다고 한다. 타이레놀도 효과가 없었고, 오한과 통증, 감기 몸살 증세가 너무 심했다는 것이다. 결국 와이프는 다음 날도 거의 대부분 침대에서 잠을 자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다음 날도 오전까지는 안 좋았다가 오후에는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와이프는 3일째 거짓말처럼 평소처럼 돌아왔다. 언제 아팠냐는 듯이. 

 

코로나 증상은 사람마다 참 다른 것 같다. 백신을 맞은 후의 증상도 사람마다 전부 다른 것 같다. 우리 부부는 화이자 백신을 맞았기 때문에 다른 백신은 잘 모르겠지만, 꽤 증상이 심했다. 특히 나이가 있으시거나 지병이 좀 있는 분들은 백신을 맞고나서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할 것 같다. 내일은 우리 두 아들들이 화이자 백신을 맞으러 간다. 정말로 이제는 야호라고 소리라도 지르고 싶다. 1년간 정말로 아이들 밖에도 못 나가게 하고 (아이들은 정말로 좋아했다. 원래 나가는 것보다 집에서 핸드폰과 게임을 하는 것을 훠얼씬 좋아한다), 레스토랑에서 맘 편히 밥도 먹지 못했다. 아이들이 백신을 맞으면 1년간 가지 못했던 가장 좋아하는 수제 맥주 레스토랑 (Brewery)에 가고 싶다. 이제 이 지긋지긋한 코로나 사태도 조금씩 조금씩 원 상태대로 돌아가는 것 같다....백신을 만드느라 수고하신 분들, 병원에서 환자 치료하고 백신을 놔준 의료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고 싶다. 이제 얼마 안 남았다. Back to normal할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