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소소한 일상/일상의 소소한 일들

Thank you에 대한 대답으로 적절한 것은?

Happy Guy in SV 2021. 4. 7.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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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안 좋은 일이 생겨서 병원 응급실에 갔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앰뷸런스를 타고 ER (Emergency Room)이라고 불리는 응급실에 갔다. 자세한 얘기는 다른 블로그에 자세히 다룰 예정이니까 여기서는 간단히만 언급하도록 하겠다. 

암튼, 그렇게 응급실에 가서 이런저런 검사를 받는데 (뭐 의식이 없거나 대단한 통증이나 상처가 있었던 것은 아니기에) 앞 방의 문이 열려있었다. 다만, 서로 평행하지 않고 어긋나게 방을 만들었기에 앞 방을 볼 수는 없다. 내 방 역시 문을 닫지 않고 열어놔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두 다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구조였다. 즉, 개인의 프라이버스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환자의 안전을 위해서 (어떤 상태인지 보려고) 만든 응급실 구조였던 것이다. 

마침, 코로나 때문인지 생각보다 응급실은 한산했다. 내 방에서 이런저런 검사를 받는데, 앞 방에서 왜 아줌마인지 (목소리가 걸걸하고 커서 나이가 꽤 드신 아줌마라고 생각을 했다)가 큰 소리로 간호사들과 얘기하는 소리가 들렸다. 하도 목소리가 커서 어떤 얘기를 하는지 다 알 수 있었다. 사실 나중에 알고 보니 거의 80이 넘은 듯한 할머니셨다. 귀가 잘 안 들리시는지 고령 때문인지 특별히 더 목소리를 크게 내시는 것 같았다. 

응급실에 꽤 계셨는지, 간호사들이 샌드위치와 마실 것을 챙겨주는 것 같았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할머니가 샌드위치를 가져다준 간호사분께  Thank you!라고 얘기를 했고 간호사 분은 xxxxx라고 대답을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갑자기 피식하고 웃음이 나왔다. 그럼 퀴즈를 하나 내 보겠다.

다음 중 Thank you라고 얘기했을 때 대답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을 고르시오. 

1) You're welcome   2) No problem   3) That's my pleasure (or my pleasure)   4) Of course   5) Sure

pixabay

어떤 신가? 한국에서 열심히 달달 영어를 외우고 중학교 1학년 때 "파인 땡큐 앤유?"를 열심히 외웠던 우리에게는 쉽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그나저나 파인 땡큐 앤유는 미국에 살면서 거의 들어본 적이 없다. 한 번도 없는 것 같은데.....

정답을 4) 이나 5)을 고르신 분들은 그래도 중학교 때 열심히 공부하신 분들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1)-5)까지를 모두 쓴다. 그리고 최근에는, 그리고 젊은 사람들일수록 4)과 5)을 많이 쓴다. 물론 1)-3)도 많이 쓰지만, 미국의 젊은 사람들일수록 격이 없는 사이거나 친한 사이일수록 Thank you라고 했을 때 Of Course!나 Sure!라고 대답을 한다.

우리말로 번역을 하자면...고마워요..했을 때 당근이지!라고 대답하는 것과 비슷하다. 땡큐는...천만에요!라고 대답해야 한다고 배웠지만....미국의 실생활에서는 '당근이지'를 더 많이 쓰는 것이다. 따라서 아직도 중학교 1학년 영어 문법 책에서 위와 같은 질문과 대답을 가르치고 배운다면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참, 응급실 건너편에서 할머니가 간호사분께 땡큐라고 했을 때 그 간호사 분이 한말이 Of Course이다. 즉, 그리 가깝지도 격이 없는 사이가 아닌데도 (환자와 간호사니까) Of course를 자연히 쓰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 같이 일했던 캐나다 출신 친구가 이 문제로 얘기했던 적이 있다. 영국 영어와 미국 영어는 발음부터가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많이 느껴지지만,...캐나다와 미국 영어는 발음도 문법도 거의 차이가 없다. 그런데 그 친구가 이 얘기를 하면서 자기는 주위의 다른 미국 친구들이  Thank you or Thanks에 대해서 Sure!라고 대답하면 좀 무례하다고 느낀다는 것이다...즉, 언어는 변하는데 지역과 문화에 따라서 다른 것 같다. 아직도 영국이나 캐나다에서는 Thank you라고 말했을 때, 위에서 언급한 1)-3)을 쓸 때...미국 사람들은 대차게 Of course나 Sure!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암튼, 미국에서는 늘 듣는 말이고 새삼스러울 것도 없었지만, 며칠 전 응급실에서 들었던 Of course는 이상하게도 내 머리속에 잔상이 많이 남았다. 그나저나 그 할머니는 가족이 주위에 없어도 치료가 끝나고 집에 가는데....데려다 줄 사람이 없어서 응급차를 불러서 집에 가셨다....그냥 우버나 택시 타고 가시면 안되나? (미국에서 응급차를 부르면 많이 비싸다...아주 많이...보험에서 커버가 되겠지만...그래도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으므로 괜히 내가 걱정이 되었다). 아무튼 집에 잘 들어가셨기를 바란다...그리고 그다음 날이 부활절 (Eastre)이었는데, Happy Easter보내셨기를 바란다...그 할머니도 나도 이제는 응급실 가는 일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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