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소소한 일상/일상의 소소한 일들

지금 인생에서 힘들다고 느낄 때...(지금은 공격이 아닌 수비의 시간)

Happy Guy in SV 2021. 3. 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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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로 힘들어지고, 예전과는 다른 삶을 산지도 1년이 넘어간다. 한국이라면 더 길 것이고, 여기 미국은 작년 3월부터 Shelter-In-Place를 할 걸로 기억을 한다. 딱 1년이 되었다. 당연히 여러 가지로 힘이 든다. 사람을 접촉하는 것을 꺼리게 되고, 멀쩡하게 다니던 학교, 식당, 쇼핑몰 등등을 출입하는 게 아득한 먼 얘기같이 느껴진다. 

단순히 이렇게 심적으로 힘든것 말고, 경제적으로도 힘이 드신 분들이 많을 것이다. 많은 자영업 하는 분들이 그럴 것이고, 예전과는 다르게 생활할 수밖에 없는 많은 분들이 경제적으로 힘들 것이다. 나 역시도 코로나 이전과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굳이 코로나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코로나 이전과 지금의 경제 상황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역시 힘들다고 느낀다. 

대략 10여년 전부터 가계부라고 할까, 집안의 경제생활에 대해서 꼼꼼하게 기록을 하고 관리를 해 왔다. 그러다 보니 집안의 경제 상황의 변화라던지 현재 우리 집안의 상황을 한눈에 알 수 있게 된다. 우리 집의 경제 상황은 작년 어느 순간부터 멈춘 것 같이 느껴진다. 굳이 좀 더 설명을 하면 마이너스는 아니지만 플러스도 아닌 상황이다. 그냥 정체기이다. 이 정체기가 더 길어지면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그전까지 굉장히 잘 해왔던 것을 보면 걱정이 많이 된다. 더군다나 새로운 일을 준비하는 지금은 지금 상황이 얼마나 더 갈지 알 수 없기에 답답함이 많이 느껴진다.... 그나마 지금까지 잘 준비해왔던 덕분에 경제 생활이 마이너스가 나지 않고 현상 유지가 되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고 많이 느낀다. 

하지만, 이런 저런 경제 관련 책들을 읽고 위에서 말한 10년간의 가계부 기록을 보다 보면 자꾸 아쉬움이 든다. 작년에 주가가 대 폭락했을 때 나도 같이 들어가서 주식을 왕창 샀어야 하는 게 아닌가? 몇 년 전에 집을 구입할 수 있을 때 무리를 해서라도 집을 샀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별의별 생각이 든다. 앞으로 아이들도 커가고 아이들 대학 등록금, 은퇴 문제 등등 여러 가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새로운 일을 벌이는 것이 맞는가 하는 (이미 다 생각하고 결정을 내린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생각이 잊을만하면 다시 떠오른다... 온통 아쉬운 것 투성이다. 예전에 이런 결정을 저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지금 맞는 방향으로 가는 것인가 등등....

그러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공격에 대해서 걱정하고 아쉬워할 때가 아니라 (이 상황을 제대로 방어할) 수비에 집중 할때이다! 

어느 스포츠 경기든지 수비만 해서는 이길 수가 없다. 축구도 수비를 아무래 잘해도 결국은 골을 넣어야만 이길 수 있다. 야구 역시 수비를 아무리 잘해서 점수를 안 줘도, 내가 점수를 내야 이길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경기 내내 공격만 하는 그럼 게임은 없다. 정상적인 게임이라면 축구든 야구든 농구든 나 혼자 일방적으로 공격만 하다가 끝날 수는 없다. 때로는 공격도 하고 때로는 수비도 해야 한다. 점수를 넣겠다고 공격만 하고 수비를 하지 않으면 아무리 공격을 잘해도 그 경기를 이길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의 인생은 위에서 말한 스포츠 경기와는 물론 다르다. 상대가 있어서 1:1로 경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시간 제한이라든지 특정 룰이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근본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인생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좋은 일 (공격)만 이어질 수는 없다. 때로는 나쁜 일 (수비)도 일어나고 흐름이 바뀌면 좋은 일 (공격)도 생기게 된다. 지금은 나에게는 수비를 하는 시간이다. 따라서 이 시간을 슬기롭게 극복을 하면 흐름이 바뀌어서 내가 공격할 수 있는 기회는 반드시 올 것이다. 스포츠를 보면 어김없이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축구를 생각하면 쉬운데, 정상적인 프로 팀 간의 경기라든지 국가 대항전 같은 경우는 아무리 약팀과의 경기라고 해도 우리 팀만 죽어라고 공격만 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반드시 위기와 기회는 (시간 차를 두고) 오게 되어 있다. 야구에서도 수비를 하지 않고, 공격만 하는 게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한번 공격을 하면 한 번은 수비를 해야 한다. 실제 인생은 이렇게 룰이 정해져 있어서 한번 공격, 한번 수비를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슷한 공격과 수비의 기회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또 유치할지는 모르지만 이런 생각도 했다. 내가 내 인생이라는 성 (Castle)의 성주라고 생각해보자. 제일 좋은 것은 평화를 유지하고 내 성을 잘 유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외부의 적이 처들어 오기도 하고 내가 다른 곳을 정복해서 우리의 영토를 넓히고 싶을 수도 있다. 지금 힘들다면 이 시기는 외부의 적인 쳐들어와서 우리 성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외부의 공격을 받고 있는데, 우리 군사의 일부를 때 내서 다른 지역을 정복하려고 공격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일단 수비를 잘해서 적을 물리치면 반드시 기회는 다시 온다고 믿는다. 

요즘 벼락거지라는 말이 유행한다고 한다. 남들은 주식을 혹은 부동산을 영 끌 해서 혹은 신용을 풀로 땡겨서 큰돈을 벌었다고 하는데..... 나만 가만히 있다가 거지가 된 것 같다고 해서 생긴 말이라고 한다. 누구나 다  좋은 일만 생기고 공격만 할 수는 없다. 지금 내가 수비하는 입장이라면 일단 이 상황을 잘 막아내고 무실점으로 혹은 실점을 최소한 하는 방향으로 지켜내자. 그렇게 버티면 흐름이 바뀌어서 반드시 내가 공격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다. 그러면 지금부터 준비한 나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면 된다. 

지금 주변의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한 것 같아서 (벼락거지 처럼 느껴져서), 혹은 실제로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어서 힘들어하는 분들은 이렇게 생각하자. 지금은 내가 주변에서 공격을 받고 있는 수비의 타임이다. 이때는 잘 막아내고 버티면 반드시 흐름이 바뀌는 시간이 올 것이다. 그때를 기다리면서 내 능력과 새로운 전술을 가다듬고 발전시키자. 그리고 실제 그때가 되면 지금보다 훨씬 멋지게 내 능력을 보여주면 되는 것이다. 

인생에서 힘들다고 느낄때. 지금 뭔가 내가 뒤쳐지는 것 같다고 생각할 때. 나 빼고 다들 쭉 앞장서서 달리는 것 같을 때. 이렇게 생각하자. 나는 지금 수비를 하고 있는 거라고. 지금 이 시간을 잘 버티면 반드시 흐름이 바뀌어서 나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고. 그렇게 되면 '이제 다들 전부 죽었어!!'하면서 열심히 갈고닦은 내 실력을 보여주면 된다. 

초조해하지 말고, 내 자존심과 자존감을 지키면 반드시 우리의 공격 시간은 오게 되어 있다. 정말로 중요한 포인트. 자존감을 지키면서 수비를 하는 것. 이것을 잊으면 안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