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소소한 일상/미국에서 비즈니스 하기

스타트업 투자- <Franchise Business Cafe> 비즈니스 카페

Happy Guy in SV 2020. 7. 5.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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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스타트업은 미팅이나 비즈니스 관련 모임을 할 수 있는 카페이다. 지금까지 투자를 했거나 투자를 고려했던 다른 회사들과 비교해보면 굉장히 Low Tech이다.

그럼에도 이 회사에 관심이 갔던 이유는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지금부터 몇 년 전에 신약을 개발하는 나스닥 회사의 컨설팅을 맞게 되었다. 바이오마커를 분석하고 그에 맞는 동반 진단 (Companion Diagnostics) Strategy를 만들어주는 작업을 했다. 특히 대형 글로벌 제약 회사에서 신약 물질을 라이선스 하는 작업을 함께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즐겁게 일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 나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일하고 있었고, 컨설팅을 해 줬던 나스닥회사는 Southern California 에 있었다. 그래서 주로 전화나 Webex 등을 이용해서 미팅을 하고는 했다. 그런데, 매년 초에는 샌프란시스코에 바이오 관련해서 굉장히 큰 행사가 열린다. 바이오 관련 비즈니스 중에는 가장 중요한 행사라고 할 수 있는 JP Morgan conference가 매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다. 이 나스닥 회사의 CEO도 매년 이 컨퍼런스에 참석을 했는데, 어차피 샌프란시스코에 오는 김에 만나서 같이 진행 상황을 리뷰하자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같이 회의를 할 장소를 물색을 하였다. 아무래도 CEO의 바쁜 일정을 고려하고 콘퍼런스 중간에 빨리 나왔다 들어갈 수 있어야 하니까 콘퍼런스 근처의 다운타운에 장소를 잡아야 했다. 그래서 이곳 저곳을 검색을 하다가 한 카페를 알게 되었다.

그림 출처: https://www.workshopcafe.com/meeting-rooms

 이 카페는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면 미팅할 수 있는 Room을 잡을 수 있었다. 방의 크기에 따라서 가격이 달라지고, 원하는 시간만 사용할 수 있었다. Room에는 회의를 하고 발표를 할 수 있는 편의 시설이 잘 되어 있었음은 물론이다. 그리고 당연히 카페이다 보니까 각종 음료나 간단한 샌드위치, , 쿠키 등을 주문할 수 도 있는 구조이다. 물론 Room이 필요 없는 사람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각 테이블을 차지하고 개인적인 일을 할 수도 있다. 카페 안 열정이 가득한 수많은 젊은 사람들 (아마도 스타트업을 하고 있거나 준비하고 있는)에 둘러 싸여 있는 것도 굉장히 motivated 되는 기분이었다. 

 3번 정도 이 카페를 이용했는데 정말로 대만족이었다. 가격도 (샌프란시스코 물가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고, 다운타운에서 Private room에서 미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하지만, 한가지 문제점이 있었는데…… 예약하기가 어려웠다는 점이다. 보통 2-3주 전에는 예약을 해야 내가 원하는 시간에 방을 잡을 수 있었다. 만약 3-4일 전에 갑자기 필요해서 방을 구하면 당연히 이미 예약이 다 찬 상태였다. 그. 당시 컨설팅을 했던 경험은 내가 교수에서 실리콘밸리 바이오텍의 임원으로 옮기는 어려운 결정을 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한마디로 너무 신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지금은 이 나스닥 회사의 CEO와 친구처럼 그리고 멘토처럼 지내고 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이 회사의 투자자이자 주주로 있다.

 그 뒤로는 이런 Business café 를 이용하고 있지 않다가 비슷한 콘셉트의 프랜차이즈 카페 투자 기회를 알게 되었다. 거의 비슷한 컨셉인데, 내 눈을 가장 끈 부분은 1호 점이 개장 몇 달만에 Break even (, 수입이 지출을 커버할 수 있는 상태)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다른 스타트업 투자 글을 읽은 분들은 아시겠지만, 나는 투자하기 앞서 스타트업의 수입이 있는지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금까지 투자를 한 대부분의 회사가 수입이 있으며 (스타트업이 초기에 수입을 올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몇몇은 굉장한 액수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지금까지 수입이 없는 스타트업에 투자한 경우는, 수입은 없으나 Customers가 확실한 경우였다. 즉, 지금은 돈을 받고 서비스를 주고 있지는 않지만 워낙 대형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주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발전 가능성을 높게 산 것이다. 스타트업은 일반적으로 초기에는 대부분이 지출이 크게 된다. 그러기에 투자자들에게 자본을 끌어서 제품을 만들고 나중에 회사를 더 크게 키우게 된다. 그런데 이 회사는 (사실 회사라기보다는 동네 카페에 가깝지만…) 이미 1호점을 작은 도시에서 성공적으로 론칭을 했다. 그리고 이 회사의 CEO는 분야는 다르지만 High Tech 분야에서 얼마전에 회사를 매각해서 Exit의 경험이 있는 베테랑이었다. 이런 경험들을 바탕으로 이 비즈니스 카페를 프랜차이즈화 시켜서 전국적으로 확대시키는 것이 이 회사의 목표였다. 

 점점 관심이 갔다. 개인적으로 Business Café를 이용한 적이 있고, 그 가치와 필요성을 몸으로 체험했다. 그리고 예약하기가 어려웠던 점을 미루어 아직도 신생 카페가 더 필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 회사는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코로나찬스(?)를 이용해서 멤버only 카페를 운영하겠다고 한다. , 기존의 카페처럼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멤버쉽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만 받아서 Privacy를 올리겠다는 계획이었다. 아무래도 요즘은 사람들과의 접촉을 꺼리게 되고 신원이 확실한 사람들만 원하다 보니 이런 아이디어가 나온 것 같다. 더군다나, 아직은 초기이기 때문에 회사의 가치가 무척 쌌다. 전문 용어로 Valuation Cap 혹은 Pre-Money (or Post-Money) 얼마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한다. 앞으로 가능성이 있는 회사라면 싼 가격에 초기 투자를 할 수 있는 기회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했을까? 투자를 하지 않기로 했다. 아마 코로나가 터지기 전이라면 투자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비즈니스 카페를 이용했던 경험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아직도 사용하기 좋은 비즈니스 카페는 더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 카페가 성공을 하려면 일단 사람들이 모여야 한다. 이 회사가 추구 하듯이 멤버십을 가진 사람들이든 아니면 일반 사람들이든 어딘가에 모여서 미팅을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지금 미국의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다. 대부분이 Zoom등을 이용해서 미팅을 하고, 회사들도 대부분은 자택 근무를 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미팅을 하기 위해서 사람들이 카페에서 만나서 Room에서 미팅을 한다? 그럴 필요가 있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겠지만, 예전에 비하면 10-20% 정도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코로나 사태가 일시적이라서 금방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더 생각을 해 봤을 것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지금 이 사태를 금방 끝날 것 같지가 않다. 실제로 그 프랜차이즈 카페 역시 최근 3달 동안은 음료 투고 (to-go) 만을 하고 있었다. 핵심인 미팅 룸을 대여하고 멤버십 피를 받는 영업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는 자신들이 코로나 사태 때문에 반드시 투자해야 하는 회사로 홍보를 하고 있으나, 내가 보기에는 반대인 것 같다. 얼핏 들으면 그럴싸해 보이지만, 가만히 조금만 더 생각하면 그 답이 보이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아쉽기도 하다. 사람들과 만나서 미팅을 하고 여러가지 팔에 소름이 돋게 하는 멋진 아이디어를 나누던 그때가 참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