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소소한 일상/미국에서 비즈니스 하기

스타트업 투자- 음식 배달 회사 <DoorDash>

Happy Guy in SV 2020. 7. 5. 02:57
반응형

오늘은 DoorDash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이 회사는 환국의 배달의 민족처럼 음식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이다. 이 회사의 현재 가치는 $13 Billion라고 나와있다. 한국 돈으로 13조의 가치이다.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제일 아쉬웠던 것이 늘 전화 하나면 시켜 먹을 수 있었던 짜장면, 짬뽕, 탕수육 등의 배달 음식이었다. 당시 미국에서 배달을 해주는 음식은 피자가 거의 유일했던 것 같다. 그래서 매일 한국의 간편하고 신속한 배달 음식을 그리워하면서 10년 이상을 보냈는데, 몇 년 전부터 음식 배달이 가능해지기 시작했다. 물론 한국처럼 10-20분 내에 오는 것은 아니고, 보통 음식을 주문하면 40-1시간 정도가 평균 소요되는 것 같다. 당연히 배달 비용과 팁은 따로 낸다 (항상 이중으로 내고 있다는 기분은 지울 수가 없다). 50불 정도의 음식을 시키면 (레스토랑 별로 다르지만) 배달 비용과 팁으로 15-20% 정도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 같다. 따라서 실제 식당에서 서빙을 받으면서 팁으로 나가는 거랑 같은 비용이다. 그러나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식당에 갈 수 없으니까, 이렇게 배달을 집에서 받을 수 있는 것 만으로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다.

 DoorDash에 대해서 알아봤더니, 역시 예상대로 창업자들이 중국 계이름이다.. 한국계는 아닌 것 같고 (들어본 적이 없으니까), 왠지 배달 문화에 익숙한 동양계 일거라 생각했는데, 역시 중국계 성을 가진 사람들이다.

구글을 검색해 보니 스탠포드 학생들이었던 Xu, Fang, Tang 등의 성을 가진 중국계 친구들이 창업을 한 것 같다. 한국인들을 비롯하여 많은 아시안계 이민자들은 왜 미국에는 배달 문화가 없을까 늘 생각을 했을 텐데…. 결국에는…. 누군가가 이렇게 음식 배달 스타트업을 시작해서 (아직까지는)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아이디어는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결국 실행하는 사람이 모든 것을 가지는 것이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문화인 것이다. 

 우리도 3월 이후 Shelter In Place 를 한 뒤로, DoorDash를 이용해서 몇 번을 음식을 배달시켜 먹은 적이 있다. 그런데, 그 경험이 사실 그렇게 좋지 않다. 대략 4번 정도를 시켰던 것 같은데, 2번의 배달에서 사고(?) 가 있었다. 그 뒤로는 이 회사의 서비스를 더 이상 이용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배달 사고가 있었던 2번은 모두 우리 가족의 작은 이벤트가 있었던 기념일 들이라서 더 실망감이 컸었다.

 1. 그날은 작은 기념일이 있었던 날이었다. 그래서 근처 유명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인터넷을 보고 여러 가지 음식을 시켰다. 스테이크 부터, 해산물, 샐러드까지 골고루 시키고 온 가족이 모여서 음식이 오기를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었다. 1시간이 지나고 실제 음식이 도착을 했는데, 우리가 시켰던 스테이크 2개 중 1개가 배달이 안되었던 것이다. 일단 레스토랑에 전화를 했다. 했더니 자기네 들은 DoorDash Driver 에게 음식을 주기 전에 일일이 다 확인을 해서 보낸다고 한다. 따라서 문제가 생기면 DoorDash에 연락을 해보라고 한다. DoorDash에 연락을 했더니 별 말없이 그냥 그 돈을 환불해 주겠다고 한다. 돈을 환불을 받은 것은 다행이지만, 가족의 기념일에 (1시간이나 기다린 뒤에) 한 사람 분의 음식이 모자라는 것은 즐거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다시 주문해서 또 1시간을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유쾌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환불은 받았으니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그리고 사람 일이라는 것이 실수를 할 수 있기에 좋은 날이기도 해서 그냥 넘어갔다. 당시에는 Driver 가 차에 스테이크만 두고 내렸던지 (레스토랑에서는 같이 포장을 하기 때문에 한개만 빠뜨리기는 어렵다고 한다. 일부러 빼지 않고는), 아니면 스테이크가 너무 먹고 싶어서 슬쩍 했던지, 아니면 레스토랑에서 처음부터 실수를 한거라고 생각 했다. 무엇이 진실일지는 모르지만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2. 몇 주 전의 일이다. 우리 가족의 또 다른 기념일에 우리가 평소 자주 가던 local Brewery (수제 맥주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시켰다. DoorDash를 통해 주문을 하고 한 시간 정도를 또다시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었다. 금요일 저녁이었는데, 맛있는 음식과 좋아하는 와인과 함께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생각을 하니 너무 기분이 좋았다. 힘든 한주를 보내고 온 가족이 맛있는 음식과 와인 한잔을 할 생각을 하니 너무 기분이 좋았었다. DoorDashApp을 통해 음식을 픽업한 Driver가 음식을 픽업했는지, 그리고 어디까지 오고 있는지, 그리고 최종적으로 집 앞에 놓고 갔는지 보여준다. 참 편리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했다.

음식 픽업 했음. 지금 오고 있음. 10분 후 도착. 등을 App을 통해서 확인을 했는데 정작 시간이 지나도 집 앞에 음식이 없다! 분명히 DoorDash App에서 음식이 집 앞에 배달이 되었다고 나오는데 말이다….일단 DoorDash Driver에게 연락을 했다. 그런데 영어를 못한다! 자기는 영어를 못하니 다른 사람을 바꿔주겠단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 전화를 하는데 Wrong number란다. 이게 무슨 소리야? DoorDash App에 이름과 전화번호가 뜨는데 자기는 DoorDash Driver가 아니라고 하다니….그래서 local Brewery에 직접 전화를 해서 상황을 설명했더니, 아무래도 배달에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고 직접 와서 음식을 가지고 가란다……이미 음식을 주문한 지1시간이 넘었고, 그 레스토랑까지는 차를 타고 20분 이상 가야했다 (왕복 40- 미국에서는 기본적인 거리이고 시간이다). 다만, 자기들의 실수 (혹은 배달 과정의 실수) 이기 때문에 돈은 받지 않고 음식을 주겠다고 한다. 당연하지, 우리는 돈을 이미 냈고 음식을 안 받았기 때문에 환불을 받던지 음식을 가서 받아야 했다. 결국 왕복 40분의 시간이 걸려서 직접 레스토랑에서 가서 음식을 픽업하면서 매니저와 얘기를 해보니….  DoorDash Driver는 아예 오지도 않았다고 한다. 음식은 이미 완성이 되어서 1시간 30분 전에 준비가 되어 있었고, DoorDash Driver는 나타나지도 않고 음식도 픽업하지 않은 상태인데도 DoorDash App에는 픽업과 배달이 완료되었다고 나와 있다. 이게 무슨 소리인지? 도저히 이해가 안됐다.

 레스토랑 매니저 왈: 이런 일이 DoorDash에 종종 생긴다고 한다. 양심 없는 DoorDash Driver가 일부러 음식을 픽업하지 않고도 음식이 픽업된 것처럼 DoorDash App에 업데이트를 한다. 그리고 가는 경로를 보여주고 음식이 배달 완료 된 것으로 App에 표시를 한다. 그러면 음식을 시킨 사람은 당연히 음식이 오지 않았으니까 항의 전화를 한다. 이때 Driver 는 내 경우처럼 나는 모르는 일이오라고 하던지 아니면 나는 배달을 분명히 했다라고 변명을 한다. 그리고 자기에게 미리 Pay된 배달료와 팁을 모두 챙겨서 유유히 사라진다…..

 이건 거의 뭐 사기 수준이다. 실제 사기이다. 우연도 아니고 명백히 계획된 사기. 어떻게 이런 일이 Tech startup에서 가능한지 기가 막힐 노릇이다. 레스토랑 매니저의 말을 들어보면 이런 일들이 DoorDash서비스에서 종종 일어난다고 한다. 가장 기본적인 회사 서비스가 남이 시킨 음식을 대신 픽업해서 집 앞까지 배달을 해주는 것이다. 그것 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빠른 배달, 친절 서비스, 저렴한 비용 등은 모두 2차적인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원하는 음식을 정확히 픽업해서 그 사람에게 가져다주는 것인데, 그 기본을 전혀 못 지키고 있는 것이다. 회사라는 곳도 그런 기본 중에 기본을 매뉴얼화할 기본도 안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3조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스타트업. 그러나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사항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스타트업.

 나는 다행히 이 회사에 투자를 하지 않았다. 앞으로 혹시라도 투자할 기회가 있다면 당연히 하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이 회사의 강력한 경쟁 스타트업이 나타난다면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 뻔하다. 앞으로 바뀌지 않고 이런 식으로 운영을 한다면 이 회사는 얼마 가지 못하고 망할 것이 자명하다. 더군다나 충성한 고객이 될 수 있는 한 사람 (가족)을 잃었고, 이렇게 블로그에 글까지 쓰고 있지 않은가? 스타트업의 가장 중요한 점은 원칙과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다. 이미 음식 배달을 하고 있는 여러 회사들이 있고 앞으로도 계속 생겨나겠지만 (아직 확실하게 마켓을 장악한 회사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관련 스타트업이 나타난다면 진지하게 생각해 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