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트렌드/코로나 바이러스 이후에 달라질 인간의 삶

코로나 이후의 삶- 기존 학교 시스템의 혁신 (온라인 교육의 증가) I

Happy Guy in SV 2020. 5. 1. 16:01

코로나 사태 이후의 우리의 삶은 많은 부분이 달라질 것이다. 이미 달라지고 있다. 그중에 가장 피부로 와닿는 것이 아이들이 학교이다. 지금 미국의 대부분의 학교는 온라인 수업 체제이다. 어린이집으로 불리는 Day Care부터 대학교까지 모두 마찬가지이다. 한국도 물론 그렇지만, 미국은 아이들만 집에 둘 수가 없다. 주마다 다르지만 일정 나이가 될 때까지 아이들끼리 있으면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 그래서 미국은 부모들이 항상 같이 있게 된다. 미국에서 부모들이 항상 아이들을 라이드 해주고 운동 경기에 같이 참여하는 이유이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기 때문에 부모들 중 최소 한 명은 집에 있어야 한다. 뭐 어차피 부모들도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니 큰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미국은 reopening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럼 단계적으로 사람들이 일상으로 복귀할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예전처럼 직장에서 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최소 일부는 직장으로 복귀할 것이다. 그래야 어찌 되었건 경제가 돌아간다. 누군가는 음식을 만들어야 레스토랑이 돌아간다. 누군가는 마트에서 일해야 사람들이 물건을 살 수 있다. 제조업도 돌아가야 물건이 생산된다. 전부는 아니더라도 일부는 현장으로 복귀해야 한다. 그런데 아이들이 집에서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는다면? 아무래도 부모들의 직장 나가는 스케줄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부부가 둘 다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에 종사를 했다면? 아마 한 명은 집에서 일할 수 있는 새로운 직장을 알아봐야 할 것이다.

온라인 수업이라는 것은 낯선 것은 아니다. 나 역시도 샌프란시스코 근처 대학에서 1년 정도 대학원 과정 (정확히 말하면 extension class)을 온라인으로 이수했다 (무려 천만 원 정도를 투자했다). 내가 즐겨 사용하는 Udemy 등의 온라인 강의도 인기가 많다. 뭐 다른 것 볼 것 없이 유튜브만 봐도 유용한 강의는 수두룩하다. 한국도 인터넷 강의가 보편화된지도 꽤 오래되었다. 그런데 뭐가 새롭다는 것인가?

 새로운 정도가 아니라 파격적이라고 얘기해야 한다. 지금까지 미국의 (아마 전 세계 어느 나라도) 공교육 전 과정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진 적은 없었다. 온라인 강의는 어디까지나 부수적이고 옵션이었다. 메이저 수업은 당연히 오프라인으로 들었다. 자기가 추가로 원하는 것이 있으면 그때 온라인 강의를 찾아 들었다. 그게 지금까지의 관행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온라인으로 모든 수업이 이루어진다. 초등학생부터 대학교까지. 혁신이 아닐 수 없다. 언제까지 이렇게 할지는 모르겠다. 우리 아이들의 중학교는 이미 올해 학년은 이 상태로 진행하기로 했다. 6월까지 이번 학년을 끝내고 방학을 맞는다. 그리고 8월에 시작하는 새로운 학년은 학교에서 오프라인으로 시작하는 것이 목표이다. 하지만 아무도 개런티를 해줄 수 없다.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

 밑에 재미있는 글이 하나 올라와 있다. 학생들이 대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바로 코로나 사태와 관련이 있다. 미국은 대학 등록금이 굉장히 비싸다. 그리고 대학교 1-2학년은 기숙사에서 의무적으로 생활하도록 하는 학교들이 많다. 거의 대부분의 대학교는 어떤 형태로든지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한다. 이 비용 역시 상당히 비싸다. 웬만한 사립 대학교는 등록금, 기숙사, 생활비를 합치면 1년에 1억이 넘는다. 그러니까 대학을 졸업하면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엄청난 학자금 빚을 지고 시작한다. 그런데 이렇게 비싼 비용을 냈는데 갑자기 학교를 문을 닫아 버렸다. 모든 수업은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기숙사는 문을 닫았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손해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나 역시도 최소한 미리 낸 기숙사 비용은 어느 정도 학교와 얘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런데 이게 또 쉽지 않을 것이다. 기숙사 비용에는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의 인건비, 시설 유지비 등등이 포함될 것이다. 그런데 시설이라는 것이 사용을 안 하더라도 고정비는 꾸준히 나가게 되어있다. 일하는 사람들의 인건비도 그중 하나이다. 그 비용을 줄이려면 사람들을 lay off 해서 내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1-2달 뒤에 다시 오픈을 한다면? 많은 부분에서 혼선이 일 것이다. 그러니까 간단히 해결될 부분이 아니다.

https://www.vox.com/the-goods/2020/4/29/21239846/students-tuition-refund-lawsuits-striking-universities

이 글에서 재미있게 읽었던 내용이 나온다.

“It’s way harder to convince an administrator through a screen instead of waiting outside their office,” said Priscilla Gaona, a senior at The New School who helped organize a class and registration boycott.

학교를 상대로 항의를 하고 보이콧을 주도하던 학생의 푸념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는 학생들이 학과장이나 총장 등의 담당자를 찾아가서 압박하게 된다. 우리도 예전에 대학생들이 학장실이나 총장실 점거 등의 뉴스를 종종 보고는 했다. 그렇듯이 학생들이 물리적으로 의사 표현을 하면 당연히 그 심각성은 배가 된다. 그리고 학교의 높은 분들이 그냥 지나치기가 어려운 것이다. 젊은이들은 열정이 넘치고 시간도 많을 때이다. 쉽게 물러나지 않는다. 그러니까 직접 찾아가서 항의하고 내 의견을 관통시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이런 항의 과정도 변했다. 전화나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서 얘기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제대로 항의를 하기가 쉽지 않게 된다. 총장실 밖에서 죽치고 앉아서 하루 종일 오가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해야에잇, 귀찮아서라도 빨리 해결하자’라는 마음이 생긴다.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항의도 온라인으로 해야 하는 것이다. 늘 하던 방법이 아니니까 효과는 당연히 별로 없다. 코로나 사태는 데모나 항의하는 패턴도 바꾸는구나 하고 혼자 생각하며 웃었다.

 그런데 하나 생각해 보자. 이 글에서 기숙사비를 돌려달라는 것은 이해가 간다. 그런데 등록금을 일부 돌려달라는 의견에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온라인으로 수업이 대체되었으니 등록금도 돌려달라고 한다면? 그 근거는 무엇인가?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강의를 준비하는 교수는 똑같은 시간에 강의를 했을 것이다. 그리고 준비하는 시간은 아마 몇 배로 더 들었을 것이다 (주위에 교수들이 많아서 잘 안다). 왜냐하면 갑자기 온라인용 강의록을 다시 만들었어야 하니까! 오프라인 강의 자료와 온라인 강의 자료는 다르다. 직접 칠판이나 화이트보드에 설명하는 사람도 아직 있다. 파워포인트 자료 역시 직접 얼굴을 보고 말하는 것과 모든 것을 온라인으로 설명하는 것은 다르다. 어찌 되었건 강의를 찍어야 하고 편집도 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수업 준비하는 교수들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썼다. 그런데 왜 학생들은 손해 보는 느낌이 들까? 여러분은 어떤가? 1년에 등록금만 오천만 원을 냈다고 하자. 어제까지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들었는데 오늘부터 모든 게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었다. 그럼 손해 보는 느낌이 나는가?

 강의 자체는 본질적으로 내용이 바뀌지 않는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으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반복해서 들을 수 있다. 내가 편한 시간에 골라서 강의를 들을 수도 있다. 강의를 듣다가 잠깐 멈추고 궁금한 부분은 구글이나 유튜브로 찾아볼 수도 있다. 온라인 강의라고 해서 꼭 퀄러티가 떨어진다고 할 수 없다. 일부 학생들에게는 오히려 훨씬 더 효율적일 수도 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온라인 강의는 가격이 더 싸야 한다고 생각할까?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 것보다 왜 손해라고 생각할까?

 그 이유는 지금까지 그런 수업을 받아보지 못해서이다. 지금까지 접했던 온라인 강의는 부수적인 것이었다. 학교 공부 이외에 비교적 적은 비용을 내고 인강이나 udemy, 혹은 무료의 유튜브를 보는 것이 온라인 공부였다. 우리의 머릿속에는 온라인 = 싼 것으로 인식되어 있다. 대학교 수업료는 반대로 그 퀄러티에 상관없이 너무 비쌌다. 온라인 자료는 그 퀄러티에 상관없이 대부분이 저렴했다. 그런데 대학교 수입이 온라인으로 되었다. 그러니까 비싼 것 (대학교 수업)과 싼 것 (온라인) 이 머릿속에서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두 개념이 상충하는 것이다. 실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퀄러티가 어떤지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의 고정 관념이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그럼 앞으로 어떻게 될까? 나는 더더욱 많은 공교육이 온라인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극단적인 100% 온라인 수업은 아니더라도 꽤 많은 부분이 온라인으로 대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선생님이나 교수들도 갑자기 강의 자료를 만드느라고 혼선이 있었다. 그러나 1-2년 하다 보면 자료가 축적이 되고 효율성이 생긴다. 매번 강의 자료를 다시 만들거나 강의 녹화를 다시 할 필요가 없다. 즉 비용은 저렴해지고 효율은 올라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등록금은 낮아질 것이고 flexibility 유연성은 높아지게 된다. 예를 들면 내가 생각하는 모습은 이런 것이다. 5일 학교에 나갔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주 2-3일만 학교에서 수업을 받는다. 그리고 나머지 2-3일은 집에서 온라인으로 수업을 선택하고 들으면 된다. 혹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수업 중에 자기가 선택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당연히 온라인 수업을 택하게 된다. 점점 온라인 수업이 표준이 되고 수업을 따라갈 수 없는 학생들은 오프라인에서 선생님과 따로 수업을 한다. 오프라인이 열등이 되고 창피한 일이 된다. 온라인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즉 사람과 대면을 해서 배워야 하는 사람들이 오프라인 수업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어렸을 때 간혹 있었던 열반의 개념이 되는 것이다. 스스로 학교에 나가야 하는 상황을 창피하게 여기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나는 그렇게 될 거라고 예상한다. 이러한 패턴은 앞으로 많은 것을 바꾸게 될 것이다. 세상을 다시 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고? 누가 세상의 주인이 되는가? 바로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오는 젊은이들이 세상의 주인이 되고 주역이 된다. 이들은 우리처럼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듣고 사람들과 같이 어울려서 학교생활을 한 세대들이 아니다. 그러면 학교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 가정, 직장, 모든 것이 이들의 패턴과 사고방식에 맞게 변할 수밖에 없다. 수업은 온라인으로 듣고, 친구는 온라인에서 같이 게임하고 sns 하는 사람들이다. 대부분의 시간은 집에서 보내고, 밖에 나가는 것은 아주 필요할 때만 하는 행동이다. 그리고 낯선 사람을 만나는 것은 권장되는 일이 아니다. 그 사람이 어떤 병균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뉴스에서도 가급적 사람들을 만날 때는 마스크를 쓰고 장갑을 끼라고 말한다. 그리고 왠만하면 집에 있으라고 얘기한다. 집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세상에 굳이 나갈 필요는 없다면서. 그것도 정부와 뉴스에서 권장하는 내용이다. 모든 쇼핑도 집에서 클릭 한번으로 가능하다......세상은 이미 이러한 변화를 서서히, 아니 우리 생각보다 빨리 맞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