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트렌드/코로나 바이러스 이후에 달라질 인간의 삶

코로나 이후의 삶-진정한 온라인 시대의 개막 II

Happy Guy in SV 2020. 4. 30. 16:01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꽤 오래전 일이다. 거의 20년도 더 된 것 같다. 영화 얘기이다. 록키 시리즈로 유명한 실버스타 스탤론과 산드라 블록이 주연했던 영화이다. 검색을 해보니 내가 생각했던 영화의 제목은 [데몰리션맨]으로 1993년도 작품이다. 20년이 아니라 거의 30년 전의 작품이다.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Demolition_Man_(film)#/media/File:Demolition_man.jpg

이 작품의 배경은 2032년 미래이다. 아직도 오지 않은 그러나 그렇게 멀지 않은 12년 뒤가 배경이다. 이 영화가 나올 때 나는 고등학생이었을 것이다. 다만 영화를 본 것은 몇 년 뒤인 것으로 기억을 한다. 이 영화가 기억에 남는 것은 주인공인 실버스타 스탤론과 산드라 블록이 사랑을 하는 (혹은 하려고 하는) 장면이다. 내 기억으로는 실버스타 스탤론은 냉동이 되어서 과거에서 미래로 온 인물이고 산드라 블록은 그를 도와주는 첩보원(?) 같은 역할이다. 그런데 둘이 만나서 산드라 블록이 갑자기 얘기를 한다. 우리 사랑(?)’을 나눌래요? 만난 지 몇 시간 만에 당돌한 제안을 받은 실버스타 스탤론은 황당하지만 싫지 않은 표정으로 오케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기대(!)와는 달리 산드라 블록은 실버스타 스탤론에게 가상 체험기처럼 생긴 (그러니까 VR Headset같은) 전자 기기를 씌워준다. 사랑을 실제로 나누는 것이 아닌 가상현실에서 하는 것이다. 그리고 설명은 미래 시대에서는 에이즈와 성병을 방지하기 위해서 실제로 사랑을 나누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었다고 알려준다. , 사람과 접촉을 하는 것은 저속한 행위이며 모든 질병의 근원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내 기억으로는 일종의 빅 브라더인 통치자가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해서 만들어낸 시스템이다. 사람들은 그 통치자의 말을 믿고 그의 시스템을 따른다. 예전에 표준이 되었던 것들을 모두 불결하고 위험한 것으로 몰고 간다. 신 표준이 생긴 것이다. 당시인 1993년은 에이즈에 대한 공포가 전 세계에 만연했다. 지금은 에이즈는 큰 비용이 들어도 완치까지는 아니라도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다. 하지만 당시에는 에이즈는 무절제한 생활을 하는 인간을 벌주기 위한 하늘의 벌이라 생각해서 많은 사람들이 공포에 떨었다 그런 배경을 바탕으로 이런 영화가 만들어진 것이다.

 코로나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social distancing이라고 해서 거리 두기를 하고 있다. 예전에는 내 친구이자 동료였던 사람들이 이제는 가까이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되고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서 어울려 살아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이제는 떨어져서 지내라고 한다. 가끔 산책을 나간다. 그때 움찔하는 경우가 있다. 반대쪽에서 어떤 사람이 열심히 땀을 흘리면서 뛰어 올 때이다.. 그리고 마스크도 안 한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나도 모르게 움찔하게 된다.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았던 상황이 이제는 피해야 할 장면이 된 것이다. 요즘에 [데몰리션맨]에 나오는 가상 사랑나누기가 자꾸 생각나는 이유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 같지는 않다.

 이왕 영화 얘기를 했으니 이번에는 소설 얘기를 해보자. 평소 많은 책을 읽지만 소설은 잘 읽지 않는다. 아무래도 감성이 그리 풍부하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주로 읽는 책들은 논픽션들이다. 그래서 소설을 읽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다. 몇 년 전에 (언제 인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라는 소설을 읽었다. 역시 자세한 줄거리는 잊었지만 식물인간이 되어서 눈만 깜빡일 수 있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이 기억이 난다. 이 사람은 컴퓨터 시스템을 이용해서 인간의 뇌에 연결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인간이 가장 큰 쾌락을 느끼는 중추를 자극함으로써 인간에게 가장 큰 행복을 줄 수 있었던 것이다. 정확한 기억이 아닐지는 몰라도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 부분이다. 누군가의 뇌에 아주 강한 쾌락을 줄 수 있다면 위에서 말한 데몰리션맨에서 처럼 굳이 사람과 직접 사랑을 나눌 필요가 있을까? 그것보다 100배는 더 강한 쾌락을 얻을 수 있다면? 반대로 엄청난 고통을 직접 누군가의 뇌에 주입할 수 있다면? 사람이 느끼는 우울증이나 공황장애의 100배는 넘는 고통을 줄 수 있다면 어떨까? 아마도 정말로 진정한 빅 브라더가 탄생하지 않겠는가? 당연히 상상하기 싫은 얘기이다. 그리고 현실적으로도 그리 타당해 보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전혀 터무니없게 들리지도 않는다. 몇 년 뒤에는 (타당성이나 도덕적인 면을 제외하고서) 기술적으로는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그렇게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내가 위에서 영화와 소설 얘기를 한 것은 온라인 시대로의 전이 (transfer)를 말하고 싶어서이다. 현실에서 사랑을 나누고 현실에서 쾌락을 얻는 오프라인의 시대는 점점 멀어질지 모른다. 대신 온라인에서 일을 하고 사람을 만나는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다. 먼 미래 얘기 같지만 이미 우리 주변에서 서서히 시작되어 가고 있다.

좀 더 현실적인 얘기를 해보자. 아마존 얘기이다. 아마존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마존에서 직접 물건을 주문한 사람들도 이제는 꽤 많이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생산 연령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아마존이 이미 일상의 일부가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몇 년간 급속히 성장한 회사가 아마존이다. 아마존에서 일하는 지인들이 몇 명 있다. 가장 많이 하는 얘기가 회사 주식이 100불일 때 스톡옵션을 받았는데 300불 정도에 팔아서 너무 좋았단다. 그런데 지금은 2천 불이 넘는다. 그때 그 주식을 안 팔고 가지고 있었다면…. 등등의…. 얘기들이다. 다 부질없는 소리이다. 그만큼 아마존은 이제 시총 순위 상위 몇 위에 들어가는 최고 기업이 되었다. 그런데 새삼스럽게 아마존 얘기를 하는 것은 무엇인가?

아마존의 주식 추세를 먼저 보자.

지금 429일 현재 아마존의 가격은 주당 2천 불이 넘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3월에 주식이 조금 빠졌다가 4월이 되면서 전고점을 회복하고 지금은 역대 최고이다. 지금 세계는 대공황이 올지 모른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자동차, 항공, 서비스의 대부분의 사업이 올 스톱이다. 레스토랑은 아예 투고만 할 수 있다. 많은 스몰 비즈니스가 언제 문을 열지도 모른다. 미국의 실업률은 6월에 20%에 달할 수 있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 아마존은 주가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사실 어려운 문제도 아니다. 오프라인으로 쇼핑을 할 수 없으니까 온라인 쇼핑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온라인 쇼핑의 대명사는 아마존이다. 그러니까 이상한 일은 아니다.

맞다. 앞으로 이러한 온라인 쇼핑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몇 년 전에 아마존이 그로서리 쇼핑 서비스를 한 적이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존에서 변하지 않는 상품을 주문한다. , 가방, 신발, , 생활 용품 등이다. 식료품은 아마존에서 사기가 아무래도 꺼려진다. 신선도가 문제일 수도 있다. 그리고 과일이나 야채는 내가 보고 골라야 믿음이 간다. 이런 것을 타파하기 위해서 아마존이 프레쉬라고 하는 그로서리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실패했다. 사람들이 공산품은 아마존에서 주문을 했는데 상하기 쉬운 물건은 직접 쇼핑을 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밖에 나가는 것이 크게 부담이 되는 상황에서 뭐든지 온라인으로 주문을 하고 싶어 진다.. 신선도가 약간 떨어지는 것? 사과가 약간 멍인 든 것?? 그런 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내가 물건을 안전하게 받을 수 있고 확보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졌다.. 예전에는 공산품 위주의 쇼핑이 이제는 모든분야로 바뀌고 있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아마존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나 역시도 매일 아마존의 배송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일과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도 손 세정제는 아마존에서 살 수 없다. 얼마 전까지 화장실 휴지와 클로락스 등도 사기 힘들었다. 지금도 이 물건들은 사기 쉽지 않다. 어쩌다가 물건이 올라와서 아마존에서 주문을 할 수 있으면 마치 로또를 맞은 것처럼 기뻤다. 어렵게 주문한 물건이 배송이 안되거나 취소되면 (그러는 경우도 꽤 많다), 하루 종일 우울하다. 그러면 다시 아마존 앱을 켜고 다른 비슷한 물건이 있는지 하이에나처럼 찾아 헤맨다. 이런 것들이 코로나로 인해 변화된 것이다. 아마존은 최근에 제휴 마케팅에 제공하던 커미션을 대폭으로 줄였다고 한다. 불과 몇 주 전이다. 사람들이 너무 몰려 들어서 제대로 배송도 못하는 판이다. 굳이 돈을 더 주고 마케팅을 할 이유가 없어졌다. 제발 물건을 팔아주세요 하고 사람들이 외치고 있다. 제발 덜 사주세요 하고 외치고 싶은 게 아마존의 생각이다.

 나는 아마존 프라임 회원이다. 1년에 백 불 이상을 회원비로 낸다. 프라임 회원이 되면 이틀 이내에 물건을 받을 수 있다. 그것 때문에 프라임 회원비를 냈다. 그런데 지금은? 이틀은 고사하고 많은 물건이 몇 주 혹은 한 달 이상 걸리기도 한다. 그리고 취소가 되기도 하고 엉뚱한 물건이 오기도 한다. 밑에 그림은 내가 몇 주 전에 받은 프린터 용 종이이다. 2개를 시켰는데 2개 모두 앞 뒤 포장이 모두 뜯어진 채로 왔다. 4 군데 포장이 모두 난폭하게 뜯겨서 온 것이다.. 평소라면 상상도 하기 힘들다. 그리고 이렇게 오면 당연히 반품을 한다. 그런데 지금은? 10불 정도 하는 물건을 반품하느라고 밖으로 나가서 우체국에 가서 반품을? 생각하기 힘들다. 그걸 알기에 엉터리 제품을 보낸 것이다. 평소에 처리하기 힘들었던 하자 있는 제품을 이때가 기회다라고 보낸 것이다. 내 입장에서는 4면이 모두 뜯긴 제품을 받은 것을 그렇게 밖에 생각할 수 없다. 우연이나 실수로 생각하기 힘든 것이다. 항의를 할까 생각도 했지만 어차피 반품 안 할 테니,, 내 에너지를 이런 곳에 쓰고 싶지 않았다. 이런 전략을 가지고 보낸 것이라면 그들은 성공한 셈이다.

(밑에 가려서 안 보이지만 밑에도 이렇게 다 뜯겨서 왔다. 그런데 박스는 온전히 왔으니 박스에 담을 때 이미 파손된 제품을 알고 포장했다는 얘기이다.. 누군가가 배달된 박스를 뜯은 것이 아니다.)

 어떤 분들은 이렇게 얘기할지도 모른다. 이것이 아마존의 잘못인가? 아마존에서 파는 셀러의 책임 아닌가?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셀러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아마존을 믿고 주문을 했다. 이런 제품을 팔지 않도록 감독을 하고 적정한 윤리 문화를 만드는 것은 아마존이 할 일이다. 그래서 나는 아마존에 앞으로 더욱 강해지겠지만 결국에는 다른 온라인 회사에 자리를 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야후가 그랬다. 이베이도 그랬다. 1위를 할 것 같은 회사들도 약간의 틈만 보이면 다른 회사에게 자리를 넘겨줬다. 지금의 구글은 그런 틈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아마존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큰 기회이자 위기이다. 평소보다 엄청난 판매로 그 입지를 더욱 단단히 굳혔다. 주가는 최고가를 찍었으며 매출은 평소보다 엄청 늘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처럼 평소에 아마존에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사람도 실망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쏟아지는 주문에 아마존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이 사태를 핑계로 갑자기 가격을 올리고 엉터리 물건을 파는 사람들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 갑자기 마케팅 파트너의 커미션을 깎음으로써 이 회사는 함께 간다는 신뢰도 주지 못했다. 여러분이 만약 큰돈을 벌고 싶으시면, 타도 아마존을 외치는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시면 될 것이다. 나는 그럴 것이다.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곧 그런 스타트업이 주변에 생길 것이다. 그중에 제대로 된 회사를 고른다면 몇 년 뒤에는 지금의 아마존의 위치에 있는 미래 회사에 투자한 혜택을 톡톡히 볼 것이다.

 앞으로 미래는 온라인의 시대가 될 것이다. 오프라인의 보조역할을 하는 온라인이 아니다. 온라인이 주가 되고 오프라인이 보조가 될 것이다. 온라인 강의는 거의 모든 영역으로 확장될 것이다. 당장 우리 아이들의 여름 캠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와이프와 논의를 했다. 여러분이 이번 여름 미국 학생들이 제대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온라인 여름 캠프를 만든다면 큰 부자가 될 것이다. 온라인 쇼핑도 우리가 알던 쇼핑과 달라질 것이다. 공산품부터 식료품까지 거의 모든 분야를 온라인으로 쇼핑하게 될 것이다. 아마존처럼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온라인 공룡도 결국엔 다른 회사에 자리를 넘길 것이다. 계속 새로운 온라인 회사가 생겨나고 사라질 것이다. 데몰리션맨에 나온 것처럼 남녀의 사랑도 가상으로 하는 세상이 올 것인가? 나는 제발 그렇지 않기를 바라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확신이 서지 않는다. 베르나르의 뇌라는 소설처럼 사람의 뇌를 지배해서 모든 것을 통제하거나 통제받는 세상이 올 것인가? 역시 아니라고 얘기하고 싶지만 확신이 서지 않는다. 우리는 커다란 변화의 한가운데에 있다. 그 변화를 제대로 읽어내면 여러분의 향후 인생은 편안할 것이다. 반대라면 아주 힘들어질 수 있다. 여러분이 하고 있는 모든 것을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라. 그리고 할 수 있다면 당장 하나라도 시도해보라. 남녀의 육체적 사랑까지도 온라인으로 나눌지 모르는 세상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