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트렌드/코로나 바이러스 이후에 달라질 인간의 삶

코로나 이후의 삶- 공유 경제의 감소

Happy Guy in SV 2020. 4. 25. 16:01

지난 몇 년간 미국 경제의 주요 핵심 키워드 중에 하나는 공유 경제였다. 확실히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한다. 말 그대로 많은 것을 남들과 공유하는 것이다. 남들과 공유하는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는 대신 많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비용의 절감과 더불어 새로운 경험을 덤으로 얻기도 한다. 자기만의 물건, 자기만의 장소를 고집하는 것은 쿨해 보이지 않았다. 새로운 것을 알지 못하는 시대에 뒤처진 인간처럼 보이게 했다.

택시를 전화로 부르는 사람을 보면 거의 대부분이 나이 든 분이었다. 많은 사람들이아직도 택시를 전화로 불러서 타는 사람이 있구나’하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했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길거리에서 택시가 손님을 기다리지 않는다. 대부분이 전화를 해서 call을 해야 손님을 태우러 오는 구조였다. 그리고 비용도 굉장히 비쌌고 기사들은 그리 친절하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우버, 리프트 등의 승차 공유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많은 택시 회사들이 파산을 했다. 일반적으로 15%는 기본적으로 줘야 하는 팁에다가 기본 비용도 비싼 택시를 아무도 타려 하지 않았다. 반면에 승차 공유 서비스는 손가락 클릭만으로 차량을 부를 수 있다. 또한 내가 타고 갈 차량의 종류와 운전기사의 리뷰까지도 미리 볼 수 있었다. 다른 사람과 같이 타는 번거로움을 감수하면 (카풀 서비스를 이용하면) 목적지까지 몇 분 더 걸릴지는 모르지만 비용을 더 절감할 수도 있었다. 택시를 부르면 이제 오나 저제 오나 기다리기도 하고, 어쩔 때는 다시 전화해 보면 cancel 이 되었거나 기사가 전혀 엉뚱한 동네에 가 있기도 했다. 그런데 우버나 리프트의 승차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면 지금 차가 어디쯤 오고 있는지 스마트폰 앱에서 간단히 확인할 수가 있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장점이 많은 승차 공유 서비스는 완전히 미국에서 대세가 되었다.

나 역시도 복잡한 시내에 갈 일이 있거나 공항에 갈 일이 있으면 대부분 리프트나 우버를 부른다. 시내에는 주차 공간이 없거나 주차비가 너무 비싸 차를 가지고 가느니 리프트를 타고 가는 게 이득일 경우가 많다. 가끔 이 메일로 보내오는 프로모션 쿠폰을 쓰는 날에는 왠지 뿌듯함이 밀려오기도 했다. 공항 역시 내 차를 가지고 가면 주차비나 리프트 비용이나 비슷했다. 기사와 전혀 통화를 하지 않고 스마트폰 앱으로 간단히 부를 수 있으니 영어를 잘 못하는 사람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가끔 한국에서 손님이 오면 집에 초대해서 저녁을 먹고 호텔까지 직접 데려다주는 대신 (술 한잔할 경우가 많으니) 리프트를 불러서 호텔까지 대신 모셔다드린 일도 많았다. 굳이 기사와 얘기할 필요도 없고, 비용은 미리 입력된 크레디트카드로 결제가 된다. 내릴 때 그냥 땡큐 한마디 하고 내리면 되는 것이다. 미국은 대리기사라를 개념이 없는데, 술 먹고 운전하는 위험도 이러한 승차 공유 서비스가 간단히 해결한 것이다.

미국의 승차 공유 서비스 리프트 (Lyft)- 우버와 더불어 승차 공유 서비스의 현재 top 2이다. 그림 출처: https://www.mercurynews.com/2020/02/12/lyft-takes-a-hit-after-ride-hailing-company-sees-more-losses-ahead/

이제는 다른 쪽도 살펴보자. 기존의 호텔이나 단기 렌트 대신에 Airbnb를 이용하는 것도 대세가 되었다. 한국에서도 Airbnb로 투잡을 하는 분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의 호텔도 굉장히 비싸지만, 미국도 당연히 좋은 호텔은 가격이 비싸다. 이런 기존의 문제점을 파고든 것이 바로 집이나 방을 빌려주는 Airbnb 서비스이다. 우리 집에 비는 방이 있거나, 집을 1-2주 비우게 되어서 그 시간 동안 남에게 빌려줘서 추가 수입을 올리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 빌리는 사람도 비싼 호텔 대신에 집처럼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일반 가정집을 저렴한 가격에 빌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치 로컬 사람이 된 듯한 기분도 (호텔에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덤으로 얻게 된다.

 이 외에도 공유 경제의 예는 너무도 많다. 한국에서도 이미 유행이 되어 버린 공유 오피스도 한 예이다. 미국의 startup이 많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공유 오피스 개념은, 돈이 별로 없어도 공간을 서로 공유 (share) 함으로서 비용을 줄이고 서로 간에 교류는 늘리는 것이다. 벤처 인큐베이터에서 출발해서 이제는 거의 모든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또한 샌프란시스코 길거리를 걷다 보면 자전거가 여러 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걷다가 문득 자전거를 타고 싶다면 바로 신용카드로 결제를 해서 자전거를 빌려 탈 수 있다.

(이미지: https://www.neighborhoods.com/blog/san-francisco-adds-3500-more-rental-bikes-via-ford-gobike)

아마 한국에도 비슷한 서비스가 있지 않을까 한다. 자전거뿐만 아니라 자동차도 Zipcar 등의 서비스를 이용해서 굳이 비싼 돈을 주고 구입하지 않아도 필요할 때 언제든지 쓸 수 있게 되었다.

이렇듯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게 이제는 (최소한 미국에서는) 우리의 생활에서 공유 경제를 제외하고 얘기하는 것이 힘들어졌다. 개인의 것을 비싼 돈을 주고 소유하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공유 (share) 함으로써 더 싸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는 공유 경제가 모든 것들의 표준이 된 것처럼 보였다. 코로나가 터지기 전까지는.

그럼 지금이 미국 가정의 일반적인 모습을 보자. ,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내가 사는 모습을 보면 된다. 여기 캘리포니아는 3월 중순부터 코로나 때문에 자택 격리 (Shelter in Place)를 시작했다. 미국의 다른 주에 비해서 비교적 빨리 시작한 편이다. 덕분에 뉴욕이나 동부의 다른 곳 보다 비교적 코로나의 확산이 적다고 할 수 있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캘리포니아 자택 격리 결정이 내리기 10일 정도 전에 이미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지금이 4월 말이니까 집에서만 지낸 지 거의 2달이 다 돼간다. 지난 두 달간 아이들은 학교의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번 학년 (미국은 8월 말에 학년이 시작되어서 6월 초에 끝난다)은 그냥 이렇게 끝내기로 했다. 학교에 가지 않고 올 학년은 끝나게 되는 것이다. 자연히 집 밖으로 나가는 일은 거의 없다. 주 정부에서는 간단한 운동이나 산책은 해도 된다는 입장이나 아무래도 밖에 나가기는 꺼리게 된다. 1-2주에 한 번 정도 식료품을 사기 위해 마트를 가는 일을 빼고는 거의 24시간을 집에만 있게 된다. 온 가족이 모두 하루 종일 얼굴을 맞대고 산다. 하루 3끼 모두 같이 먹으면서. 한번 나가게 되면 마스크는 필수이고 꽤 많은 사람들이 장갑을 낀다. 한국에서는 장갑을 끼는 모습을 뉴스에서도 자주 보지 못했는데, 이제는 여기 미국에서도 장갑을 끼고 시장을 보는 모습이 종종 보인다. 뉴스에서도 코로나 바이러스는 플라스틱에서는 며칠, 택배 상자에서는 며칠간 생존할 수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필요한 물건을 아마존 등의 온라인 쇼핑을 통해 구입하게 된다. 그런데, 아마존에서 배달된 택배 상자도 그냥 손으로 만지기가 왠지 꺼려진다. 그래서 장갑을 끼고 클로락스로 일일이 닦아서 소독을 한 뒤에 집으로 들인다. 혹은 택배 상자를 아예 창고에 2-3일 자가 격리를 시킨 뒤에 집에 들여놓는다. 뉴스에서는 집 거라지 (차고)에 한 공간을 만든 뒤에 (예를 들어 테이블이라든지), 그 장소에서 락스 등으로 소독을 한 뒤에 집으로 들이라고 한다. 우리도 거라지에 테이블을 하나 만들고, 밖에서 사온 물건들은 모두 클로락스로 닦은 뒤에 집 안으로 들인다. 이제는 남이 만진 물건들, 내가 잘 모르는 외부 물건들에 극도로 경계하게 된 것이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다.

 예전엔 누가 탔었는지 모르는 자동차에 아무런 거리낌 없이 탔다 (우버, 리프트). 누가 탔었는지도 모르는 길거리의 자전거나 (자전거 공유 서비스-포드) Zipcar를 이용해서 급할 때는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했다 (차량 공유). 또한 호텔이 지겹거나 비용을 아끼려고 어제 누가 자고 갔는지도 모르는 Airbnb 숙소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Airbnb)…… 이 모든 것이 이제는 더 이상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 아니다. 우리가 불과 몇 달 전만 하더라도 너무 편안하게 새로운 표준으로 받아들였던공유’라는 것이 이제는 멀리해야 할 새로운 또 다른 표준이자 normal이 되었다. 마트의 카트는 누가 만진 것인지 모르기 때문에 클로락스를 미리 준비해 가서 닦아야 안심이 된다. 마트의 물건들도 누가 만진 것인지 모르기 때문에 장갑을 끼는 게 마음이 편하다. 아마존에서 택배가 와도 클로락스로 닦아야 하고, 어쩌다 밖에 나가더라도 누군가를 마주치는 게 어색하다. 공유 오피스는 고사하고 일반 회사에서도 3명이 안던 자리를 1명만 안도록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회사 오피스에서도 실천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회사가 공간을 늘릴 수는 없으니 자연스럽게 재택 근문가 보편화된다. 전에는 전혀 상상하기 힘들었던 모습들이 표준이 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하루에 3만 명이 신규로 코로나로 확진이 되고 3000명이 코로나로 매일 사망하고 있다. 말 그대로 전쟁 상황인 것이다. 코로나가 많은 것을 변하게 했고, 특히 남들과 무엇인가를 같이 쓴다는 것을 더 이상 자연스럽지 못한 현상으로 만들었다.

 코로나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잦아들게 될 것이다.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고 그렇게 믿고 싶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어느 정도 해결이 되더라도 인간의 뇌에 깊이 박힌 새로운 사고는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미국인들은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자택 격리를 1달 넘게 해오고 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지속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이제는 남들과 공유하고 모르는 사람이 쓰던 것을 거리낌 없이 쓰는 시대는 지나갔다. 코로나가 인간을 수십 년, 수백 년 전의 사고로 되돌려 놓을 것이다. 나만의 것. 내 공간 (). 정말로 내가 안심할 수 있는우리’라는 집단을 더욱 좁히고 좁혀서 만들어 나갈 것이다. 지난 수년간 미국과 전 세계를 흔들었던 공유 서비스는 점점 퇴색할 것이다. 예전처럼 개인 프라이버시를 중요시하고 개인의 소유를 소중히 여기는반 공유 주의’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