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트렌드/코로나 바이러스 이후에 달라질 인간의 삶

코로나 이후의 삶- 세대 간의 갈등 심화

Happy Guy in SV 2020. 4. 22. 01:05

지금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의 독특한 특성 중에 하나는 나이 든 사람들에게 매우 위험하다는 것이다. 다르게 얘기하자면, 젊은 사람들과 어린 유아들에게는 코로나가 크게 위협적이지 않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밑에 있는 표를 보자.

본인이 올린 블로그 글이나 (관련 글) 위의 표를 보면 코로나의 연령별 사망률이 나이에 따라서 극명하게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50 대 이하에서는 코로나 사망률이 0.5% 미만이다. 코로나에 걸렸다고 하더라도 웬만한 사람들은 며칠 앓고 나면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그냥 일반 독감과 비교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80대 이상의 고령층은 무려 20%에 달하는 코로나 사망률을 보여주고 있다. 같은 질병인데 젊은 층은 강하고 노년층은 취약하다?

최근에 한국 사회만 보더라도틀딱’이라던지급식충’ 등등의 나이와 관련된 비속어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나도 앞으로 나이가 들고 노년이 될 텐데도 나이 든 사람을 비하하는 이유는 그만큼 현재 내 삶이 힘들기 때문이다. 당장 내가 힘든데, 내가 보기에는 그 이유가 기존의 기성세대들이 기득권을 다 차지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기존의 기성세대 혹은 노년층은 이러한 젊은 세대들이 못마땅하다. 지금의 한국의 60-80대는 한국의 고속 성장을 이끈 세대이다. 다른 말로 하면 입을 것 못 입고, 먹을 것 못 먹고 모두 다 정말로 열심히 일해서 지금의 한국을 만든 세대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노년 층에게 젊은 세대들은 노력은 안 하고 받기만을 원하는 철부지로 보이는 것이다. 본인들이 젊을 때 갖은 고생을 하면서도 그게 고생인지 몰랐고, 일하는 것을 낙으로 여기고 당연한 것으로 여긴 것을 왜 지금의 젊은 층들은 이해를 못 하는지 의아해 한다. 하지만, 젊은 층 등은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고 한다. 그때는 열심히 일만 하면 어느 정도 먹고살고 성공할 수 있는 좋은 시대였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는 다 지나갔다고 얘기한다. 이러한 서로의 입장 차이가 지금 우리가 보는 세대 간의 갈등으로 발전된 것이다.

 그럼 이러한 세대 간의 갈등은 비단 한국만의 문제일까? 이 그림을 보자.

출처: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0032314454410376

재미있는 그림이다. 일본의 상황을 여실 없이 보여주는데 왼쪽은 젊은 층들이 노년층의 노후 연금 등을 서포트하기 위해서 열심히 일해야 하는 상황을 보여준다. 일본의 노령화는 워낙 유명하니까 이해가 쉽게 간다. 젊음 사람 4명이 두 배가 넘는 노년층의 노후를 떠 받히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오른쪽 그림을 보면 노년층들이 모두 사라지고 일본의 젊은이들이 만세를 부르고 있다. 젊은 층이 세금으로 부담해야 하는 노년층의 연금이나 복지가 줄어드니 그만큼 젊은 층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가 노년층을 모두 쓸어가서 (표현이 좀 과격하기는 하다), 젊은 층들이 의도하지 않게 혜택을 보게 된 것처럼 묘사를 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이라고 다를까? 한국도 일본 못지않게 혹은 이제는 더 노령화, 고령화된 사회이다. 일본처럼 젊은이 1-2 명이 수 명의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시대는 이미 도래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노년층이 코로나에 극도로 취약하다면? 반면에 젊은 층들은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면? 에이 설마, 그래도 동방 예의지국에서 자기 할머니, 할아버지를 코로나로 잘못되시라고 비는 젊은이들은 없겠지 하고 생각하실 것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는 그렇지만 다른 집의 할머니, 할아버지는 나에게 욕심 많은 노인으로만 젊은 층에게 비칠 수 있다. 이 상황에서 어른들은 집에 있으라고 얘기를 해도 밤마다 클럽에 가서 마스크도 없이 쿵쾅거리는 음악과 춤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넘쳐난다. 술집에는 코로나라 무엇이냐면서 젊은이들이 북새통을 이룬다. 의도하지는 않았더라도, 마음속으로는 더 이상 집에만 있기도 지겹고, 이 정도면 나에게 무슨 큰일이 있으리라는 자신감과 이기심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어차피 코로나는 젊은 층에게는 큰일이 아니니까.

그럼 이런 일이 한국이나 일본의 고령화 사회에서만 일어날까? 다음의 뉴욕 포스트 기사를 살펴보자.

출처: https://nypost.com/2020/03/19/morbid-boomer-remover-coronavirus-meme-only-makes-millennials-seem-more-awful/

이 기사의 요점은 요즘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Boomer remover’라는 은어가 유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Boomer는 베이비 붐 세대 (지금은 55-75세 정도 세대)를 가리킨다. 즉 미국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슬랭이 바로 노인들을 없애버리는 코로나를 가리키는 말, Boomer remover이다. 이 얼마나 섬뜩한 말인가? 자신들의 부모나 혹은 조부모를 없애는 코로나를 일종의우리 편’처럼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최소한 우리 편은 아니더라도 우리와 상관이 없는 그들만의 이야기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도, 일본도, 미국도 지금의 젊은 층들은 살아가기가 그들의 부모 세대보다 어렵다. 이들 나라 역시 30-40년 전 혹은 10-20년 전이 전성기였다. 지금 젊은 층들의 부모들은 내일이 오늘보다 나아지리라는 희망으로 살아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보니 그때가 좋은 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반대로 지금의 젊은 층들은 내일이 오늘보다 나아지리라는 희망이 없다. 그러다 보니 현재 많은 것을 누리고 있는 기성세대, 노인층이 원망스럽기도 하다. 그들이 잔뜩 올려놓은 집값 때문에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내 힘으로는 집을 마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들이 만들어 놓은 (기성세대에만 좋아 보이는) 제도와 사회 정책 때문에 나는 지금 상황에서 앞으로 나아가기가 힘들어 보인다. 그들은 대학을 50만 원을 내고 다녔지만 나는 1000만 원을 내야 한 학기 혹은 1년 등록금을 만들 수 있다. 그들은 맨날 데모만 하고 술만 먹었어도 대학만 나오면 대기업에 취직이 되었지만, 나는 대학 생활 내내 아르바이트하고 스펙을 쌓는데 보내도 좋은 취직자리를 얻기가 힘들다. 이런 것들이 젊은 층들의 시각이다. 어쩌면 은연중에 이러한 기득권이 사라지고 새로운 사회가 재편되기를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우연히도 코로나가 그런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러한 젊은 층과 기성세대의 입장 차이는 공교롭게도 코로나를 두고 더욱 갈리게 될 것이다. 이미 코로나는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세상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다. 인간의 뇌가 새로운 습관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것을 체화 시키기 위해서는 약 3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미 우리는 1달 이상의 자가 격리, 자택 격리를 경험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뇌는 이미 이러한 현상을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무의식으로 깊게 자리 잡을 것이다. 사람이 두렵고 접촉이 두려운 사회가 된 것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모르는 곳을 방문하는 것이 더 이상 normal 이 아닌 사회가 새로운 normal 이 될 것이다. 검증된 사람만 만나야 하고 검증된 장소에만 가야 한다. 가급적 새로운 것, 낯선 것을 경계해야 하고 혁신보다는 안전에 매달리게 된다.

이런 것들이 앞으로 우리가 마주하게 될 사회일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는 이러한 변화를 두고서 젊은 층과 노년층이 서로 상반되는 입장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노년층은 목숨이 달린 문제이고, 젊은 층에게는 당장 먹고 살 생계가 더 중요한 것이다. 지금까지 말로만 들었던 세대 간의 갈등과 대립. 어쩌면, 아니 거의 확실하게, 코로나가 그 대립과 갈등의 구조를 더욱 빨리 그리고 견고하게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