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소소한 일상/파이어족의 경제적 자유 달성

미국의 정기 예금 (CD) 이자율 자세히 봐야 하는 이유

Happy Guy in SV 2023. 5. 17. 13:01

미국에서 CD (Certificates of Deposit)란 한국의 정기예금이랑 비슷하다. 한 번에 일정 금액 이상의 목돈을 넣어두면 일반 은행의 이자율 보다 높은 이자를 준다. 하지만 지난 10년 정도는 저금리의 시대로 미국에서 CD를 생각해 본 적도 없다. 마지막으로 미국에서 CD를 만들었던 기억이 2007년인가 2008년이다.... 그 이후에는 워낙 낮은 이자율, CD rate 때문에 전혀 고려사항이 아니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가파르게 상승한 연준의 기준 금리 때문에 모든 금리가 올라갔다. 집을 사기위한 모기지, 자동차 융자를 받기 위한 이자율 등등.... 모두 오르기만 하고 일반적인 재테크 수단인 주식, 부동산 등은 계속 하락한다는 소식만 들려온다. 그래서 거의 15년 만에 CD rate을 살펴보았다 (다른 옵션이 별로 없었기에). 

단, 조심할 것이 있다. 최근에 실리콘밸리 은행을 비롯하여 미국의 지역은행 들이 파산을 하거나 앞으로 파산을 할 수 있다는 경고가 계속 나오고 있다. 따라서 CD를 하더라도 왠지 지역은행이나 온라인 은행은 꺼림칙한 느낌이 든다. 웬만하면 큰 은행, 메이저 은행에 가입하고 싶은 마음이 인지상정이다. 

그럼 주로 CD rate를 비교할 때 사용하던 (아주 오래전 일이다) 웹사이트를 가보았다. 

bankrate.com이라는 사이트인데, CD에 관한 정보를 보려면 이 웹사이트를 주로 이용한다. 

https://www.bankrate.com/banking/cds/cd-rates/

제일 위에 나와 있는 것은 광고성 CD인데, 골드만 삭스에서 운영하는 말커스라는 은행이다. 골드만 삭스는 아는데, 말커스 은행은 잘 모르겠다. 위에서도 얘기했듯이 요즘에는 잘 모르는 은행에 돈을 넣는 것은 왠지 불안하다. 이미 돈을 넣어던 사람들도 대형은행으로 돈을 옮기고 있다는데....

한 가지, 미국에서는 예금 보호를 $250,000까지 해준다. 단, 아래와 같은 조건이 있을 때....

위의 웹사이트를 자세히 살펴보자. 

파란색으로 하이라이트 한 Member FDIC라는 것이 보이는가? 이게 예금자 보호를 받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다. 즉, 예금자 보호법에 의해서 $250,000까지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표시이다. FDIC: Federal Deposit Insurance Corporation 

따라서 골드만 삭스라고 하는 잘 알려진 투자 은행이 소유를 하고 있고 FDIC 멤버라서 $250,000까지 (은행이 파산을 하더라도) 정부가 보증을 한다. 이자율은 5.05%이고 10개월이 예금 기간이다. 최소 금액은 $500부터이다. 상당히 괜찮아 보인다!! CD 이자율이 5%는 거의 지난 15년 동안 못 본 것 같다. 그동안은 거의 0.1% 이하였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 그만 큰 고물가, 고금리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 예전에 한국의 IMF시절, 혹은 더 옛날에는 금리가 10%가 훌쩍 넘어섰다고 해서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얘기로만 들렸는데, 정기 예금 5%도 거의 15년 만에 처음 듣는 숫자이다. 

그래서 좀더 다른 CD도 보기로 한다. 웹사이트를 쭉 내려보니 다음과 같은 CD들이 나온다. 

 

하나같이 5%가 넘는 고 이자율을 주는데 한 번도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는 낯선 은행들이다. 요즘 뉴스에서 계속 나오는 미국 '지역 은행' 혹은 '온라인 은행'들의 표본인 것 같다. 다행인 것은 대부분이 (전부는 아니다!) Membder FDIC라고 표시가 되고 있다. 즉, 이들 은행이 파산을 하더라도 $250,000까지는 돌려받을 수 있다. 혹시 돈이 많으신 분들은 $250,000씩 여러 은행에 나눠서 CD를 만드시면 전부다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왠지 이들 은행은 너무 불안해 보이고 왠지 나중에 번거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같이 불안정한 시대에는 그래도 대형은행, 메이저 은행이 최고 아닌가! 그래서 주거래 은행들을 찾아보았다. 

보니까 제일 밑에 거래하고 있는 3개의 대형 은행이 다 나와있다!!

 

그런데 이자율이 0.01%, 0.03%이다. 그나마 웰스파고가 착하게 (?)1.5%이다. 아니, 아무래 대형은행이라지만 지금 기준 금리가 얼마인데!!! 0.01%가 뭐냐고!! 

이 중에서 Bank of America는 15년 이상 사용 중인데, 0.03%의 이자율이라니..... 해도 너무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깔끔하게 CD는 포기하기로 했다........

 

여기까지가 지난 몇 달 간, 즉 올해 초부터 4월까지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아무래 생각을 해도 이상했다. 다른 은행은 5%를 넘나드는 CD이자율을 주는데, 대형 은행이라고 0.01%가 뭐냐고!!

그래서 직접 Bank of America에서 찾아보기로 했다. 그 결과는

https://www.bankofamerica.com/deposits/bank-cds/cd-accounts/

0.03%의 이자율은 맞기는 하지만 여러 CD상품 중에 최저 금리였다!!! 이럴 수가! 최저는 0.03%가 맞지만, 최고는 4.6%라고 하는 나름 준수한 CD rate을 가지고 있었다. 좀 더 알아보자. 

Bank of America website

7개월까지로 CD기간을 정하고 최소 금액을 $10,000로 하게 되면 4.51% (4.6% APY) 상품이 지금 가능하다. 즉, 위의 지방은행들이나 온라인 은행들이 제공하고 있는 5%에는 약간 못 미치지만, 미국 최대 대형 은행 중 하나인 BoA의 위상으로 봤을 때 약간 적은 CD rate는 나름 합리적으로 보인다. 

그럼 웰스파고도 찾아보자. 

https://www.wellsfargo.com/savings-cds/rates/

웰스파고 역시 여러 종류의 CD가 있고 0.25% 정도나 그 이하의 이자율도 있지만, 잘 살펴보면 4.41%의 이자율을 주는 CD가 가능하다. 다만 최소 금액이 $5,000이고 5개월짜리 CD이다. 웰스파고 고객이면 4.41%를, 그렇지 않으면 4.25%를 주는 것으로 보인다!

 

자, 이렇게 BoA난 웰스파고처럼 안정적인 대형 은행도 4.5% 정도의 이자율을 주는데, 왜 bankrate.com에서는 0.01%라는 어처구니 없는 이자율로 사람들은 현혹시켰을까? 속은 사람이 바보일 수도 있지만, 이 이자율만 믿고서 지난 몇 달을 CD를 외면해 온 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진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bankrate.com에 광고비를 낸 은행은 최대한의 이자율을 소개하고 (그러면 고객들이 몰릴테니까), 광고비를 내지 않은 대형 은행은 최소의 이자율을 보여줌으로써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니까, 다만 최하의 이자율을 가진 CD를 소개했을 뿐이지) 자연스럽게 자신들이 광고를 받은 CD로 가도록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사실일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엄청난 차이를 보여줄 이유가 전혀 없지 않은가? 지금이라도 이 차이를 알게 되었으니, 이자율은 조금 작더라도 대형은행의 CD를 가입하고자 하는 분들은 조금 더 꼼꼼하게 대형 은행의 웹사이트를 보시기 바란다. 다만, 오랜만에 은행 지점을 직접 방문을 하고 오랜 기간 '우대 고객'임을 밝혔지만, 웹사이트에 나오는 것 말고 '추가'적인 혜택이나 이자율 상승은 없었다. 참고하시기를.. 4.5% 전후의 CD는 상당히 괜찮아 보인다. 그리고 1년 이상으로 기간을 연장하면 이자율은 '오히려' 급추락을 한다. 예전에 우리가 가지고 있던 상식과는 반대이다 (오래 예금을 예치하면 일반적으로 이자율이 높다!). 그만큼 지금 2023년이 경제적으로 뭔가가 상당히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얘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