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소소한 일상/일상의 소소한 일들

배심원 의무 (Jury Duty) 했던 날....

Happy Guy in SV 2023. 2. 11. 00:33

어제는 미국에서 배심원이라고 불리는 Jury Duty가 잡힌 날이다. 일종의 미국에 사는 사람들의 의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분들은 익숙하지 않겠지만, 영화에서 보면 법정에서 판사가 있고, 양측 변호사나 검사가 있고, 일반인들이 모여서 그들의 법적 분쟁일 듣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바로 그 배심원 의무를 말한다. 

이곳 캘리포니아는 거의 1년에 한 번씩 의무적으로 배심원 참석을 요구한다.....

하지만, 실제로 재판에 참석하는 일은 상대적으로 흔하지 않은 것 같다. 

 

Image: https://22ndjdc.org/jury/

 

몇 가지 가장 흔한 경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일반적으로 배심원 통지가 날아오게 되면, 몇 월 며칠에 배심원을 해야 하는지가 나와 있다. 그리고 전화번호로 배심원을 서는 전날 전화를 해서 (혹은 웹사이트에 접속을 해서) 상황을 체크하라고 한다. 운이 좋은 경우는 (?) 전날 아예 배심원 참석이 취소 (미국에서는 excused라고 표현을 한다)되는 경우가 있다. 이 때는 원래 다음날 배심원 의무 때문에 받았던 휴가는 고스란히 개인 휴가가 될 수 있다. 배심원 의무는 국가적 의무이기 때문에 회사에 보고를 하면 하루의 휴가를 주게 법적으로 되어있다. 나도 한두 번 정도 이런 경우가 있었던 것 같다. 

 

둘째, 이게 가장 흔한 경우인데, stand-by 상태. 즉, 계속 대기하고 있는 상태이다.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나름 생각을 해보면 법정에서 우리가 상상하듯이 변호사나 변호사-검사끼리 법적 실리 (라고하나?)를 다투는 경우는 별로 없는 듯하다. 대부분이 서류로 판사에게 자료를 제출하고 간단하게 서로 얘기하고 결정을 내리는 게 일반적이지 않을까 싶다. 뭐 케바케 이겠지만..... 그리고 판사는 양측 변호사에게 합의를 일반적으로 권유할 것 같다.... 굳이 법적으로 복잡하게 하지 말고 합의를 하자.... 그러면 배심원이 필요가 없게 된다. 양측이 합의를 했기 때문에.... 이게 내가 생각하는 배심원 대기 상태의 이유일 것 같다. 그러다가 합의가 깨지고 정식으로 법적 진술 등이 이루어지면 배심원이 동석을 해서 양측의 의견을 듣고 최종 판단을 같이 내리는 거다. 지금까지 배심원 의무 중에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을 했다. 어제도 계속 전화를 30분 간격으로 해서 확인을 했다. 왜냐하면 갑자기 상태가 바뀌기 때문이다. 지난번에는 이렇게 대기를 하다가 전화로 상황을 체크해 보니 거의 40분 이내로 법정에 도착을 했어야 했다. 따라서 이렇게 대기 중일 때는 거의 20-30분 간격으로 전화를 하거나 웹사이트에 접속을 해서 상황을 봐야 한다. 그러다가 대략 점심시간쯤 되면 최종적으로 excused, 즉 면제되었다고 나온다. 그날 열릴 수 있는 재판이 합의에 의해 (혹은 다른 이유로) 취소가 된 것이다. 

 

셋째, 진짜 법정으로 가는 경우이다. 내 경우에는 두 번 이런 경험을 했다. 위에서 말했듯이 전화로 계속 대기를 하다가 status가 바뀌면 바로 지정된 법정으로 가야 한다. 그리고 많은 경우가 가서 또 대기한다. 두 번다 3-6시간 정도 법정에서 대기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두 번다 재판이 최종 취소되었다. 아마도 마지막에 양측이 극적으로 (?) 합의를 한 게 아닌가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암튼, 어제 1년만에 배심원 의무 통보를 받고 하루 정을 전화를 하면서 전전긍긍했던 것이 떠 올라서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남긴다. 과연 내년 배심원은 어떻게 될까? 기대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내년에 있을 배심원 의무를 미리 한번 생각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