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소소한 일상/미국 주식 ETF로 은퇴 준비 하기

2020년 미국 주식 ETF 투자 결산 (고배당 ETF의 위력!)

Happy Guy in SV 2022. 2. 6. 17:01

이제는 2020년 ETF 투자를 결산하려고 한다. 그때그때 매달 결산을 했으면 지금쯤 더 자세하고 좋은 정보가 있을 텐데, 지금은 희미한 기억과 증권사의 기록만을 바탕으로 결산을 해야 한다. 증권사의 자료 (statement)를 바탕으로 하니까 정확도는 떨어지지 않겠지만 ETF를 살 때의 상황과 그때의 심정 등은 정확하게 남아있지 않다. 그래서 앞으로는 가급적이면 매달 혹은 최소한 2-3달에 한 번은 ETF상황을 정리하리라 다짐한다. 

 

그러면 본론으로 돌아가서 2020년 ETF 수익률, 배당률 등을 결산해보자. 

참고로 2019년 ETF 투자 결산은 다음의 블로그를 참조하시면 된다. 

2019년 ETF 투자 결산

 

2020년은 우리 모두 잘 알다시피, 전 세계를 뒤 흔든 (아직까지도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는) 코로나 (COVID-19)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한 해이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었던 많은 것들을 당연하지 않게 만들었으며, 자가 격리, Shelter-in-place 등 그 전에는 잘 들어보지도 못했던 것들이 일상이 된 한 해였다. 집 밖으로 나간다는 것이 두렵게 느껴졌고,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존재가 되었다. 학교도 직장도 온라인으로 Zoom으로 통하는 세상이 되었고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사재기의 열풍을 온몸으로 느낀 한 해이기도 했다. 나중에 20년 30년 뒤에 이 글을 읽는다면 조용히 미소 지을 날이 오리라 믿는다. 그만큼 2020년은 충격적이었고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자 이제 그럼 2020년의 투자 상황을 살펴보자. 

 

 

그 당시의 생생한 마음을 적은 기록에 없지만 이 표를 보면 그때의 심정이 아련히 기억이 난다. 

2020년 1월에 무려 12주의 VOO를 사서 $3648을 투자했다. 왜 그렇게 갑자기 많은 금액을 투자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다가 2월 말부터 주가가 서서히 하락하기 시작했다. 2월 20일에 VOO를 $307에 8주를 구입을 했다. $2456을 투입했다고 기록에 나와있다. 그러다가 갑자기 주가가 급락하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202년 2월 20일 VOO를 $307불에 8주를 구입했다. 그리고는 불과 4일 후인 20월 24일에 VYM과 VOO를 각 30주, 6주 구입한다. 그런데 이때 VOO의 가격을 보면 불과 4일 만에 $307에서 $297 정도로 하락한 것을 알 수 있다. 본격적으로 하락장이 시작된 것을 보고서 계속 추가 매수를 하려고 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사실, 원래 계획은 주식의 가격이 올라가든 떨어지든 한 달에 $1000 정도를 20-30년간 꾸준히 ETF에 투자하는 것이다. 따라서 주가가 떨어지면 싼 가격에 매수를 해서 좋은 것이고, 주가가 올라가면 당연히 자산의 총가치가 올라가니까 좋은 것이다. 장기 투자를 하게 되면 이렇게 주가가 떨어지든 올라가든 좋은 점이 생기게 된다 (물론 주식은 결국 시간이 지나면 우상향 한다는 전제 조건을 바탕으로 한 생각이다). 하지만, 이때는 그렇게 마음 편안하게 한 달에 천 불만 넣으면 되지라고 생각만 할 수는 없었다. 지금까지 본 적도 없는 코로나라는 바이러스로 인해서 전 세계가 혼란에 빠지고 온 나라가 봉쇄되는 상황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투자 결정을 해야만 했다. 

그리고 3월 9일에 VOO를 $254에 4주를 추가 구입한다. 불과 한 달 반 만에 주가가 약 $50 정도 하락한 것이다, 사실 이때 원한다면 충분히 추가 매수를 할 수 있는 넉넉한 현금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어차피 ETF 투자는 매달 일정 금액을 20-30년간 투자하는 게 목적이었기 때문에 큰 목돈을 한꺼번에 넣을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리고 주가가 앞으로 얼마나 더 떨어질지 몰랐기 때문에 더 떨어질 때를 대비해서 어느 정도 자금을 더 준비하고 있어야 했다. 

실제로 3월 12일에 VOO 10주를 $230에, VYM 30주를 $69에 추가 매수를 하게 된다. 지금 생각해보면 최근 (2021-2022) 최고점에 비해서 거의 반 값에 가까운 가격이다 (20년 뒤에 이 가격을 보고 크게 웃을 날이 있을 것이다! 삼성 전자의 20년전 가격을 기억하는가?). 하지만, 이때는 세상이 정말로 끝날 것 같았기 때문에 주가가 더 빠질 거라고 다들 생각을 했다. 실제로 2 달이 채 안돼서 VOO는 $70 가까이 빠진 것을 알 수 있다. 그때 기억을 더듬어 보면 앞으로 최소 1-2년은 주가가 하락 혹은 바닥에 있을 것이라 예상을 했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전문가들도 그렇게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다들 알다시피 주가는 3월 말부터 다시 급격하게 V자로 반등을 한다. 이때 과감하게 많은 돈을 투자하신 분들은 크게 수익을 거두었을 것이다. 반면에 겁에 질려서 손절대 한 분들은 많이 후회를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도 얘기했듯이 누가 주식 시장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가? 나 역시도 내가 주식 시장을 예측할 수 없다고 가정을 했기 때문에 S&P500을 추종하는 VOO를 중심으로 투자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주가가 하락하자, 내가 가지고 있는 여유 자금을 가지고 계속 추가 매입을 했다. 

실제로 계산을 해보니, 3월 말까지 대략 $17,000 정도를 ETF에 투자를 했었다. 원래는 $3,000-$6,000 사이만 들어갔어야 하는데, 시장이 워낙 급격히 빠지다 보니까 기회라고 생각하고 여유 자금 중 일부를 과감하게 투자를 했던 것이다. 그리고 재미있는 점은 3월 13일에 VGLT라는 채권 ETF에도 대략 $1,000을 투자했다. 그 이유는 그 당시에 앞으로 1-2년 이상 주식 시장이 약세로 돌아섰을 경우를 대비해서, 장기 채권 ETF인 VGLT를 어느 정도의 헤지목적을 가지고 투자를 시작한 것 이었다. 만약에 주가가 정말로 계속 빠졌다면 VGLT를 계속 매입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지금은 다들 잘 알다시피 주식 시장은 너무 빠르게, 그리고 너무 급격하게 반등을 했다. 그래서 VGLT는 지금도 가지고 있지만,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 투자가 되었다. 앞으로 VGLT 얘기를 할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VGLT 가격은 지금 오히려 내려가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매달 배당을 주기 때문에 경제 상황에 따라서는 헤지의 목적으로 성장주 ETF와 같이 투자하는 것도 생각해볼 만할 것 같다. 당장은 추가로 채권 ETF에 투자를 할 생각은 없다. 

 

3월 이후에는 한동안 투자를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주식이 너무 급격하게 올랐기 때문에 잠시 기회를 보고 있었다. 코로나는 계속 악화되고 있지, 주가는 너무 가파르게 오르고 있지.... 뭔가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따라서 이미 정해진 예산을 초과해서 $17,000 가량을 (이미 1년 분 투자 금액을 모두 넣은 셈이었다) ETF에 투자를 했기 때문에 주식 시장을 그냥 보기로 했다. 이 부분은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 아쉽다. 원래 원칙을 지켰으면 어땠을까 한다. 즉, 가격이 오르더라도 그냥 매달 일정 금액을 넣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둘째, 아무래도 코로나로 인해서 재정 상태의 변화가 있었다. 코로나가 지속되면서 한 달에 여유 있게 $1,000을 집어넣을 상황이 안되었다. 실제 투자 금액은 계속 유지하고 있었지만,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몰라서 그 돈을 비상금처럼 가지고 있는 게 더 좋다고 판단을 했었다. 따라서 3월부터 10월까지는 투자가 없는 상태가 된 것이다. 

 

2020년의 마지막으로 10월에 VOO와 VTI에 투자를 하게 된다. VOO는 빠르게 가격을 회복해서 $314에 3주를 샀다. 2020년 1월 구입 가격이 $304이었으니까, 이미 전고점을 회복하고도 더 올라간 것이다. 이때 주식 시장은 정말로 빨리 회복을 했다. 

그리고 새로운 성장형 ETF를 투자하게 된다. 바로 VTI이다. 잠시 VTI에 대해서 살펴보자. 

 

source: TD Ameritrade

 

VTI는 가장 유명한 ETF 중 하나이다. VOO가 S&P500을 따라가는 ETF라면, VTI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Vanguard Total Stock Market Index Fund ETF Share) 전체 주식 시장을 추종하는 ETF이다. 하지만 실제 비중이 높은 상위 투자 종목은 VOO와 VTI가 비슷하다. ETF 선정 자체가 시총을 위주로 선정을 하다 보니까 상위 20개 항목은 거의 대동소이하며, 이 상위 종목의 수익률이 전체 ETF의 성적에 주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VOO와 VTI의 성적은 동일하지는 않아도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이 ETF의 자산 규모는 무려 $1 trillion이다. 한국돈으로 하면 1 경원인가 그럴 것이다. VOO보다도 규모는 조금 더 크며, 수수료 역시 0.03%로 양호하다. 개인적으로는 VOO와 VYM위주로 구성된 ETF 포트폴리오에 만족을 하지만 그래도 워낙 유명했던 VTI도 일부 넣어보고 싶었다. 즉, 어느 정도 투자 수익률 상황을 같이 점검하고 싶었던 것이다. 특히 2001년 이후의 수익률이 8.84%로 20년 이상의 오랜 수익률을 자랑한다. 얼핏 보면 VOO보다 수익률이 많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2000년 전후의 닷컴 버블의 마지막 상황과 2008년 금융 위기를 모두 겪어내고도 9% 가까운 수익률을 냈다는 것은 꽤 믿음직스러웠다. 

 

그럼, 2020년 한 해의 투자 상황과 지금까지의 누적 수익률을 알아보자. 

 

위의 자료를 실제로 내 계좌의 statement를 캡처한 것이다. 중간에 블랭크는 ETF가 아닌 일반 주식에 투자한 것을 가린 것이다 (일반 주식 투자는 본 주제와는 상관이 없어서 개별 종목은 가린 것이다). 

VYM의 경우는 (2019년 부터해서) 2020년 12월 31일까지 총 $8927을 투자해서 $9791로 올랐다 ($863 이익). 배당률은 3.2%로 310.98을 배당으로 받았다 (빨간색 박스). 받은 모든 배당은 전부 ETF에 재 투자가 되었다. 

VOO의 경우는 (2019년 부터해서) 총$23,140을 투자해서 2020년 12월 31일 기준으로 $28,526이 되었다 ($5,385.68 이익). 그리고 배당 역시 짭짤해서 1.8%를 받았고, 금액은 $440.16이 되었다. 즉, VOO와 VYM의 1년 배당금을 합치면 $750이 넘는다. 이 말은 배당만 받아서 한 달 투자 금액인 $1,000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즉 1년에 12달을 $1,000을 투입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1년에 10달 혹은 11달만 내 돈을 투입하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1-2달은 배당금으로 충당할 수 있게 된다. 시간이 지나서 투자 금액이 늘어나고 배당금액이 늘어나면 내가 실제 투자해야 하는 달은 7달, 6달, 5달, 등등으로 줄어들게 된다. 나중에 다른 블로그에서 이 내용을 다시 설명할 것이다. 처음에는 내 피 같은 돈을 넣어야 하지만, 배당금이 증가할수록 배당금이 내 ETF를 투자해주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즉, 돈이 돈을 불리는 상황! 우리가 그렇게 원하는 상황이 발생된다!

 VTI와 VGLT는 자세한 설명은 제외하기로 한다. 

 

위의 표는 지금까지 (2019년 4월 - 2020년 12월)의 누적 수익률을 보여준다. VOO로는 총 $5,385의 주가 상승이 발생했고, VYM은 $863의 주가 상승이 생겼다. 수익률은 VOO: 23.3%, VYM:9.7%, VTI: 11.2%이다. 확실히 성장주 ETF인 VOO가 고배당 ETF인 VYM보다 주가 수익률은 훨씬 높다. 하지만, 이 표는 배당금은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배당금액을 포함하면 수익률은 더 올라갈 것이다. 약 1년 반의 시간동안 어느 정도의 여유돈을 가지고 시작했던 ETF 적립식 투자는 이미 총 4만불 정도의 포트폴리오로 성장해 있었다. 

 

결론

2020년은 개인적으로도 또 전 세계적으로도 엄청난 변화가 있었던 한 해였다. 그때 본격적으로 시작된 코로나는 이 글을 쓰는 2021년 2월 현재도 전혀 잡히고 있지 않다. 개인적인 재정 상태도 많이 불안했던 시기였다. 이런 불안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총 $19,000 정도를 ETF 투자에 썼고, 수익률은 누적해서 16% 이상 (VOO의 경우는 23%)을 기록했다. 특히 주가가 폭락하던 2020년 3월 전후로 집중적으로 투자를 해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기회였다. 어차피 ETF는 장기적으로 투자하면 (20년 이상) 우상향 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수익률이 생각보다는 높게 나오기는 했지만, 인적으로 가장 큰 수확은 배당금의 위력을 몸소 깨달은 것이다. 1년 동안 약 $750을 배당으로 받았다. 이 금액은 매년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2021년 중 최소 한 달은 내가 아닌 배당금이 나를 대신해서 한 달 ETF 투자를 할 것이다. 투자가 투자를 낳고, 언제 가는 나를 대신해서 배당금이 매달 ETF 투자를 대신하게 되는 엄청난 시스템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실로 엄청난 시스템이 아닐 수 없다. 배당금만으로 매달 $1,000의 투자가 가능한 시점이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은 한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