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다시 심상치 않다. 약 몇 주 전만 해도 미국의 하루 확진자가 만 명 언저리였다. 한 때 10만 명 이상인 하루 확진자의 숫자가 만 명 언저리를 기록하길래.. 아 이제는 만 명 이하로 내려가겠구나 하고 기대를 했는데, 결국에는 만 명 선을 뚫지 못하고 다시 하루 10만 명 얘기가 나오고 있다.
우리 가족을 비롯한 많은 미국 사람들과 가정들은 백신을 맞았다. 내 주위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백신을 2차 까지 접종을 했다. 미국에서는 화이자, 모더나, 존슨 앤 존슨을 맞는다. 하지만 반면에 약간은 쉬쉬하는 분위기로 백신을 끝까지 안 맞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이 사람들은 불안한 것이다. 일반적인 백신이란 몇 년의 연구와 임상 시험을 거치고, 또 몇 달 이상의 FDA 검사를 거쳐서 승인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우리가 맞은 코로나19 백신은 그렇게 할 시간이 없었다. 1년도 채 안 되는 시간 안에 백신을 만들고, 임상 시험을 하고, 또 바로 긴급 승인을 했다. 그만큼 다급했다는 얘기이다. 모든 일에는 밸런스 (Balance)가 중요한데, 위험 (Risk)와 거기에 수반되는 이익 (Benefit)을 저울질해서 결정을 내리게 된다. 우리 인생 사의 수많은 부분이 이 위험과 이익의 밸런스를 검토하고 결정을 하게 된다.
코로나19의 경우, 정상적인 방법으로 개발, 시험, 승인을 한 것이 아니지만 긴급 승인을 해서 얻는 이익이 거기에 수반되는 위험보다 훨씬 크다고 본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현재까지 62만 명 이상이 코로나19로 사망을 했다. 더 이상 백신 시험에 시간을 끌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 승인된 백신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불신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도 맞지 않은 사람들이 미국에서만 최소 40%는 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백신이 없어서 못 맞는다는데, 여기서는 백신이 넘쳐도 굳이 안 맞는 거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미국도 백신 물량이 딸려서 서로 예약을 하려고 난리를 치고 예약이 몇 달씩 밀린다면? 그러면 사람들의 반응은 달라졌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언제든지 맞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하니까 미루는 것이다. 만약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면 지금처럼 40%가 백신을 안 맞고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 것 같다.
아무튼, 서론이 길었다. 지난 주에 미국 실리콘밸리 지역의 코로나 전문가와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이번 겨울 코로나19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전문가라고 하면 교수이거나 (코로나의 경우는 감염내과 전문의 등) 관련 산업의 종사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만난 사람은 실리콘밸리의 코로나 검사 회사의 CEO니까 사실 이 분야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회사의 상황은 사실 증가하는 코로나 검사로 인해 많은 수익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한국의 많은 코로나 관련 진단 검사 회사 역시, 코로나가 증가할수록 회사의 이익이 증가하는 아이러니한 상황 (사회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이익이 엄청 증가하는)에 놓인 것이다.
내가 만난 코로나 검사 회사의 CEO는 현재 회사 인력을 보충하는 것이 제일 급선무라고 했다. 올 겨울에 코로나 검사가 엄청나게 급증을 할 것으로 보는데, 현재 인력으로는 그 숫자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가 보는 올 겨울 코로나19 상황은 상당히 좋지 않다. 그는 이번 겨울을 또 다른 엄청난 코로나 파동의 한 가운데로 보고 있다. 치열하게 움직이는 실리콘 밸리의 코로나 검사 회사의 CEO의 말이니, 아마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다. 그가 말하는 올 겨울 큰 코로나 웨이브 (파동)이 올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아직 코로나 백신을 완전히 마치치 않은 사람들이 대략 40-50%에 달한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미국 정부와 CDC는 백신의 접종자에 한해서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거리에 나가보면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이제는 잘 안 쓴다. 다만 주 정부나, 카운티 레벨에서 실내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보니 그래도 실내에서는 아직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더 많기는 하다. 백신 접종이 대략 반 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히 마스크의 의무를 없애고, 거의 예전과 똑같은 생활로 돌아가는 것은 큰 위험을 동반한다.
2. 많은 회사가 재택 근무에서 현지 근무 (on-site)로 전환하고 있다. 실제로 이 회사는 현재 70% 이상이 회사에서 근무를 하고 있으며 예전에 했던 happy hour (여러 사람들이 금요일 오후 등에 모여서 음식이나 맥주, 와인을 같이 즐기는 소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여러 사람이 모여서 같이 일을 하게 되면 코로나 증가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3. 아이들 학교 등교가 전면 정상화된다. 미국의 학교 시스템은 각 주마다 혹은 카운티 마다 다르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거의 지난 1년을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을 했었다. 하지만 올해 (미국의 신학기는 9월에 시작한다) 새 학기부터는 전면 100% 등교를 시작하게 된다. 미국도 아이들은 12세 (한국의 14세) 이하는 백신을 주지 않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초등학생들이 백신을 맞지 않은 상태에서 (그리고 그들의 부모 중에 대략 45-50%는 백신을 맞지 않은 상태에서) 정상 등교를 시작하게 된다.
4. 겨울 Flu (독감) 시즌과 겹치게 된다. 이미 지난해 겪에 봤지만, 코로나19와 플루 시즌이 겹치면 상황은 훨씬 악화된다. 올 겨울 증가하는 코로나19와 플루의 합작으로 또다시 엄청난 코로나 웨이브를 걱정하는 이유이다.
5. 델타변이가 문제가 아니다. 벌써 람다 변이가 발견되고 있다. 현재 델타 변이의 강력한 전염성과 파급력 때문에 온 세상이 걱정이다. 이미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델타 변이가 우세종을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런데, 이 회사의 CEO 말로는 델타 다음 변이인, 람다 변이가 이미 검출이 되고 있다고 한다. 계속 코로나 변이의 추세를 확인하는 회사의 CEO이다 보니까 아마도 정확할 것이다. 람다 변이의 파급력을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지금 우리는 델타 변이를 막는 것도 버겁기 때문이다. 만약이 람다 변이가 델타 변이와 비슷하거나 전혀 다른 파급력이나 증상을 보인다면 상황은 훨씬 어려워질 것이다. 지금 우리가 맞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은 델타 변이 이전의 원래 코로나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개발한 백신이다. 그래서 계속 백신을 맞았음에도 델타 변이에 감염이 되었다고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델타 다음에 람다, 그다음에 또 다른 변이가 계속 나온다면 백신 역시 계속 개발을 해야 하고 우리는 계속 그 백신을 맞아야 할 가능성이 높다.
백신을 맞고, 미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가 급격히 주는 것을 보면서 "아, 이제는 정말로 일상으로 돌아가는 구나"라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부분이 예전의 일상과 비슷해졌고 앞으로 점점 예전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우리에게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말해주고 있다.
혹시 사업을 하시거나 장사를 하시거나, 아니면 직장을 다니시더라고, 위에서 내 친구 CEO가 설명해 주었던 내용을 잘 생각해 보시기를 바란다. 미리 계획을 세우고, 올 겨울에 다가올지 모르는 또 다른 큰 코로나 위기를 미리 대비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크게 겁을 먹거나 지금 하고 있는 일상을 완전히 바꿀 계획은 없다. 하지만, 백신을 맞으면서 느슨해졌던 마음은 없어졌다. 그리고 몇 달 전 하루에 10-15만 명이 감염이 되었던 상황이 다시 올 수 있다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아마도 또다시 전면 재택근무와 온라인을 수업을 하는 시기가 올 수도 있다. 뭐, 이미 1년간 해봤으니까 새로울 것은 없는데, 이미 지칠 대로 지침 마음이 얼마나 버텨줄지가 관건 일 것이다.
우리 모두 몸과 마음 건강히 이 시기를 잘 극복해 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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