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소소한 일상/성공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다.

성공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다.

Happy Guy in SV 2023. 12. 1. 13:41

오늘 '밥 프록터의 부의 확신'이라는 책을 읽다가 생각보다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랐다. 그동안 많은 책을 읽다 보니까, 이제는 어떤 책을 읽어도 그 내용이 그 내용 같아서 지루 할 때가 많았다. '밥 프록터의 부의 확신'이라는 책도 예전에 읽었다고 기억을 하는데 (이래서 좋은 책은 읽고서 독후감을 남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지금 읽어보니 아마도 예전에 읽지 않았을 것 같다. 읽었다면 이렇게까지 감탄을 하면서 '다시' 읽지는 않았을 것 같다. 

 

아니면, 내가 어떤 이유로 인해서 많이 변했던지. 그동안. 

책을 읽으면서 계속 느끼는 것은 평소에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들과 '밥 프록터의 부의 확신'에 나와 있는 내용의 너무 유사하다는 것이다. 어느 것이 내 생각이고, 어느 것도 책에서 왔는지 구분이 가지 않지만 (아마도 내 지금의 생각들은 살아오면서 많은 책 속의 지식들과 나 스스로의 경험이 모여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정말로 감탄하면서 읽고 있다. 

 

그중에 기억이 남는 것은 '성공'의 정의에 대한 여러 얘기들이다.

정확하게 다음과 같이 얘기를 하지 않았지만, 책의 많은 곳에서 다음을 직접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얘기해주고 있다. 

'성공은 좌표가 아니라 계속 발전하기 위하 그 자체의 과정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성공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이다'쯤 될 것이다. 

그동안 성공이라는 것은 뭔가 큰 것을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원하는 큰 일들, 큰 포지션, 큰 업적을 이루면 그것이 성공이라고 생각했다. 스티브 잡스나 일론 머스크처럼. 

 

그래서 늘 입버릇으로 혼자 말을 하는게 있다.

"성공하자. 화이팅"

언제부터 인지는 모르지만, 거의 내 기억으로는 미국에 온 뒤에 계속 이런 말들을 중얼거렸으니까 꽤 됐을 거었다. 

아마도, 나름대로 큰 야심을 가지고 미국을 왔는데..... 초반에 삶도, 일도 마음대로 안되니까 (처음 미국에 왔으니 당연하겠지만) 답답한 마음에 스스로에게 다짐을 했던 중얼거림이 아니었을까 한다....

그러던 것이... 지금도 무의식 중에 그 말을 뱉고 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어렴풋이 느끼고 있다. 

성공이란 '좌표'가 아니라는 것. 어느 지점에 다 달으면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면 아닌 것 같다. 성공한 사업가, 100억을 달성한 부자. 크게 존경을 받는 학자/교수 등등.... 이런 멋진 '좌표'(에 다다름)를 성공으로 생각했는데... 점점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성공은 뭔가를 이룬 '명사'가 아니라는 것. 어떤 눈에 보이는 무엇가를 달성하는 것이 아니다. 

잘은 모르지만... 성공이란 '그다음 단계'의 그 무엇을 찾아서 계속 (발전적으로) 움직이며 노력하는 그 과정을 '성공'이라는 부르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가 보기에는 성공을 한 사람들이, 계속 그다음의 새로운 혹은 더 의미 있는 무언가를 찾아서 계속 노력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즉, 성공을 '좌표'나 '명사'로 인식을 한다면, 실제로 그 지점에 도달하고 나서 허탈감과 우울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왜 그런 얘기 한번쯤은 들어보지 않았는가? 그토록 원하는 무언가를 얻었는데... 그 뒤에 돌아오는 것은 우울증과 허탈감이었다.....

나는 크게 성공을 해보지도 않았고, 훌륭한 사람이 되지도 못했지만... 어렴풋이 그 느낌을 알 것 같다. 나름 어려서 원했던 것들, 원했던 지위를 얻었었다. 하지만, 나 스스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성공하자. 파이팅"이라는 말을 계속 반복적으로 되니이고 있었다.

그리고 결국에는 깨달았다. 나는 아마도 70이 되고 80이 되어도 (그 무엇을 이루었던 건 간에) "성공하자. 파이팅"을 계속 외치리라는 것을. 왜냐하면 성공은 일정 "좌표"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목표 (명사)를 이루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기가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그다음의 무언가를 향해서 계속 움직이는 그 여정, 즉 '동사'이기 때문이다....

성공은 결국에는 손에 잡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모르면, 그렇게 원하는 것을 손에 얻고도 허탈해하고 우울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럴 때 끝내 성공의 의미를 깨닫지 못하면 잘못하면 크게 나락으로 빠질 수 있다. 그렇게 돈 많이 벌고 유명한 연예인, 정치가, 스포츠 선수들이 어이없는 일들로 뉴스에 나오는 것도 이런 이 유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오늘도 아마도 내일도 나는 계속 외칠 것이다. 아마도 죽는 그날 아침에도 외칠지 모르겠다. 

"성공하자. 파이팅"